글. 정숙향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연구 배경


C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에 감염되면 감염 환자 중 약 70%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되고, 이들 중 약 35%의 환자들에서 20~30년에 걸쳐 서서히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간경변증 환자 중 6%에서 매년 간암이 발생하고 또 연간 5%에서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므로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연간 3%의 사망률을 초래한다. 이와 더불어 만성간염에서 간경변증, 간암, 간이식 상태로 병이 중해질수록 의료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국가적 질병부담이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간질환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하며, 2016년 간암 및 간질환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34.8명이었다. 이러한 간질환 및 간암사망률의 약 15% 정도가 HCV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부터 완치율 90% 이상의 효과적이고 안전한 C형간염 치료제들이(direct acting antivirals, DAA) 국내에서 사용되지만, 많은 C형간염 환자들은 증상이 없고 또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진단이 안되거나, 너무 늦게(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한 뒤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C형간염 유병률이 높은 국내 인구를 대상으로 C형간염 항체검사를 시행하여 진단율을 높이는 선별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인구의 C형간염 유병률은 1% 미만(0.6~0.8%)이며, 나이가 들수록 C형간염 유병률이 증가한다(40대 유병률: 1.38~1.53%, 50대: 0.63~0.91%, 60대: 1.08~1.32%, 70대: 1.64~2.09%). 우리나라는 전 국민을 아우르는 검진체계가 갖추어져 있어 40세 이후 국민에게 격년마다 국민건강검진을 국가에서 제공하며, 2016년 일반검진 수검률은 78%에 달한다. 그러므로 C형간염 유병률이 높은 40~65세 인구를 대상으로 일생에 1회 C형간염 항체검사를 국가건강검진체계에 포함하여 시행하고(2년 소요), 검사결과 C형간염 항체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의 효과적이며 안전한 항바이러스 약제를 투약하여 치료할 경우, 선별검사를 하지 않는 현재 상태에 비해 비용-효과 적인가를 검증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국가 차원의 C형간염 통제를 위한 선별전략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하여 C형간염 환자 진료와 연구를 지속해온 소화기내과 의사들과 역학팀, 그리고 경제성 평가전문가의 협동 하에 본 연구가 시행되었다. 


이 연구는 2016년 5월부터 2017년 10월에 걸쳐 1) 전국적인 2015년 C형간염 항체유병률 조사, 2)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한 HCV 관련 질환의 직접의료비용 산출, 3) 국내인구 40~65세를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에 C형간염 항체검사를 추가하는 선별전략을 시행할 경우 비용-효과 분석을 진행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 결과


1) 2015년도 전국 33개 대학병원 검진자에서 anti-HCV 유병률 조사

  • 총 268,422명의 검진 수검자 중 연령 및 성별 보정 anti-HCV 양성률은 0.6%임

  •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높았으며, 지역별로는 제주(1.54%), 경북(0.95%), 경남 (0.89%), 부산(0.88%) 순으로 높게 나타남


2) C형간염 진단명으로 수진받은 2009~2013년도 건강보험 수진자들의 직접의료비용 계산

  • 총 181,768명의 수진자 환자별 평균 연간 직접의료비용은 2009년 948 USD (U.S. dollar)에서 2013년 997 USD, 총 비용은 2009년 62 million USD에서 2013년 68 million USD로 증가하고 있음.

  • 간경화, 간암, 간이식으로 진단 및 치료받은 환자의 진료 비용은 만성 C형간염만 있는 환자보다 크게 높아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음


3) C형간염 선별 검사 및 치료 전략의 비용-효과 분석

  • 마르코프 상태전이 모형(Markov state-transition model)을 이용하여 C형간염 선별검사 및 치료에 대한 3가지 전략에 대한 비용-효용(cost-utility) 분석을 시행하였음

  • 40~65세 인구를 대상으로 선별 후 현재 국내 표준치료인 DAA로 치료할 경우 7,435 USD/QALY (8,717,536 KRW/QALY), 과거치료제(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로 치료할 경우 점증적 비용효과비(incremental cost-effectiveness ratio, ICER)는 17,786 USD/QALY (20,854,085 KRW/QALY)였음. 따라서 선별 후 DAA로 치료할 경우 지불의사금액 한계치(willingness-to-pay threshold, GDP per capita 2015)를 27,205 USD(2017년 1월 OECD 통계 기준)로 설정할 경우 C형간염 선별검사 후 DAA 치료는 매우 비용효과적이었음

  • 또한 선별전략을 실행할 경우 선별하지 않을 때와 비교하면, 224례의 C형간염 연관 사망, 4,658례의 간세포암, 3,014례의 비대상성 간경변증, 585례의 간이식 건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됨. 이 결과는 다양한 민감도 분석을 통해 검증되었음


일반적으로 국가건강검진 항목으로 도입되려면 아래 7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1) 유병률이 5% 이상이거나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10명 이상인 질병 

2) 조기 발견 시 치료 가능 

3) 정확한 선별검사 존재 

4) 효과적인 치료법 존재 

5) 선별검사 수행이 쉽고 일반인이 받아들이기 쉬움 

6) 선별검사 시행 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큼 

7) 비용-효과적임


연구 결과 C형간염 항체검사를 국가검진항목에 추가하여 2년간 한시적으로 선별검사를 하는 전략은 1) 항목 외에 나머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C형간염 항체검사를 2년간 한시적으로 국가검진항목에 도입하거나, 별개의 C형간염 퇴치사업을 국가검진과 연계하여 시행해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결론 및 제언


수혈혈액 선별검사로 국내에서 수혈에 의한 C형간염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의료기관 및 비의료기관의 침습적 시술에 대한 질관리를 하고, 1회용 주사기사용 등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며, 정맥주사 약물남용으로 인한 C형간염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응이 지속되면 C형간염의 국내 발생률은 매우 낮아질 것이다. 이와 같은 조치를 통해 C형간염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기존에 감염된 환자군은 국가검진체계와 연관한 선별검사를 통해 완치시키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C형간염을 퇴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국가대표성 있는 자료 창출과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전략 수립의 근거를 제공하였으며, C형간염 진료가이드라인 및 치료원칙에 기초자료로 활용도가 높다. 또한 새로 개발되는 약제들의 국내 임상적용에 따른 다양한 치료법의 비용-효과연구 등을 후속연구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를 지원해준 NECA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산적한 국민건강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고, 과학적이면서도 국내현실에 적합한 근거창출을 위한 연구가 더 광범위하고 심도 있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국민건강임상연구 코디네이팅센터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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