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양력으로는 2번째 달이지만 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첫 달이니 만큼 겨레의 명절인 설날이 있죠. 설날에는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친척들과 형제·자매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러나 또 하나의 가족인 우리 반려동물들에겐 설날은 가장 두려운 날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연휴에 반려동물들이 가장 많이 유기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우리 NECA 人 중 주인에 무참히 버려졌던 반려동물들을 입양해 와서 사랑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있는 반려인들이 계시다고 하여 인터뷰를 해 보았습니다(얼굴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아 소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

 

 

Q1. 키우고 계시는 반려동물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박은교: 이름은 ‘쁘띠’이고, 하얀 말티즈입니다. 쁘띠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지어준 이름이에요. 쁘띠는 사람을 정말 좋아하는 강아지입니다. 낯선 사람만 보면 너무 좋아해서 꼬리를 엄청 세게 흔드는데, 엉덩이가 양옆으로 휙휙 돌아갈 지경이랍니다. 경계심이 없어서 버려졌다기 보다는 누군가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추측해요. 치아 상태 등으로 보았을 때 6살정도로 추정하나, 동안이라서 아직도 작은 강아지 같은 느낌의 애교만점 우리 집 막내입니다.

 

<가을 여자 쁘띠! 낙엽을 밟으면 우수에 잠긴 눈으로 고독을 씹고 있다...>


 

이민지: 18년째 동거한 노령견 몽이, 7살 고양이 초코, 2살 된 고양이 모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세 마리가 막 친하진 않지만 서로 의지하고 지냅니다. 할머니 몽이는 늘 잠을 자고, 고양이 두 마리는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장난치고 다닙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외치고 있는 할머니견 몽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과감한 패션을 보라(특히, 영국 국기가 그려진 양말). 그 옆에서 왠지 주눅든 얼굴의 초코>


 

박상민: 15살 말티즈 남자아이이고, 이름은 기둥이입니다. 귀가 안 들리는 장애도 갖고 있지만 애교가 많고 귀여운 강아지입니다. 같이 살게 된지는 한 10년 정도 된 거 같습니다.

 

<기둥이의 맑은 눈망울.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랙. 어찌보면 수달같다!>


 

Q2. 현재 반려동물과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전해 듣기로는 유기된 상태였다고 하는데, 반려동물을 처음 봤을 때 기분이나 느낌도 궁금해요.


박은교: 동물병원에서 만났어요. 인터넷으로 입양할 유기견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사실은 쁘띠가 아니라 나나라는 아이를 보고 유기견을 돌봐 주고 있는 한 동물병원을 찾아갔어요.
병원에 도착해 봉사자를 만났는데, 나나 외에 쁘띠도 소개해 주면서 정말 착하고 예쁜아이라고 말씀하셨죠. 우리 가족을 보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와 안기는데, 아 이 아이구나... 라는 느낌이 와서 바로 입양했습니다.

 

이민지: 초코는 2012년에 동생이, 모모는 2017년에 어머니께서 구조해왔습니다. 가족들도 처음엔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태어나자마자 화단에 버려진 초코를 새끼 때부터 키우면서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졌고, 이제는 가족 모두가 충직한 ‘집사’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

 

박상민: 사고를 당한 상태로 있는 기둥이를 지인이 발견하여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자비로 치료하고 돌봐 주시다가 강아지를 기를 여건이 안 되어 여러 곳에 임시로 맡겼습니다. 대학생 때 자취를 하고 있어 제가 잠시 돌보면서 정이 들어서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다리를 다쳐 붕대에 다리를 감고 다리를 절뚝거리는 상태로 저에게 와 있어서 너무 안타까웠고, 입양을 결정할 때 잘 기를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사랑받고 있는 티가 팍팍 나는 모모! 모델 포스를 자랑하고 있다...>

 

Q3. 유기된 동물들을 입양하게 된(혹은 키우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반적으로는 유기되지 않은 보통 반려동물들을 선호할 것 같은데요...

 

박은교: 좋은 일을 해야지라는 대단한 마음은 없었어요.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고, 이왕이면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데리고 오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요즘은 인식이 많이 변해서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 같아요. 특히 단체에서 입양할 경우 기본 건강검진과 접종이 이루어지고, 임시보호를 통해 다양한 교육을 받기도 하고, 성격도 미리 파악할 수 있어서 장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민지: 일부러 입양한 것은 아니고, 두 마리 다 저희 가족과 인연이 있었던 것 같아요. 첫 번째 고양이 초코를 만나면서 유기동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는데, 고양이들도 똑같이 따뜻한 환경과 사랑받는 걸 좋아하더라구요. 그때부터 유기된 동물들이나 길고양이들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고, 결국 어머니께서 산에 홀로 있던 모모를 잊지 못하고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박상민: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버려지는 유기동물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있어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동물을 입양하게 된다면 꼭 유기동물을 해야겠다고 20대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마침 저에게 그런 기회가 와서 입양할 수 있었습니다.

 

Q4. 한 번 버린 받은 경험이 있어 반려동물들이 처음에는 경계심이 많았을 것을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박은교: 쁘띠는 처음부터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었어요. 다만 처음 집에 데려왔을 때 낯선 곳이라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극복 방법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고, 시간이 해결해 주었습니다.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였어요. 우리 가족도 쁘띠를 알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펫샵에서 강아지를 데려와도 적응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일 거예요. 오히려 전 쁘띠의 성격을 단체로부터 들은 것이 있어서 아이를 파악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어요.

 

이민지: 초코는 태어나자마자 구조돼서 경계심이 없지만 까칠한 성격이구요 :) 모모는 마냥 해맑게 사람을 좋아합니다.

 

<편안한 동네 아저씨 같은 모습의 초코. 에헤라디요~~ 안빈낙도의 삶을 즐기며 세월을 낚고 있는 강태공의 현신인가!?>

 

박상민: 기둥이는 사람에 대한 정이 목말라 있던 아이라 그런지 전혀 경계심이 없었고 오히려 제가 외출했을 때 심각한 분리불안 증세가 있었습니다. 분리불안 증세 때문에 크게 짖어 주위 이웃들을 불편하게 하여 짖지 못하도록 훈련을 하여 짖는 증상은 없어졌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분리불안은 갖고 살아가고 있어 안타깝더라고요.

 

Q5. 반려동물이 가장 사랑스러울 때는 언제인가요? 그 이유도 궁금해요.

 

박은교: 사료 잘 먹을 때 가장 예쁘고 뿌듯합니다. 말티즈는 입이 짧은 아이가 많대요.

 

<핑크색 털로 도발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앙큼녀 쁘띠! 팜므파탈과 같은 권태로우면서 나른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이민지: 항상 사랑스럽지만, 옆에 꼭 붙어 자면서 체온을 나눌 때 안정감이 듭니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세 마리가 달려와 반겨줄 때 기분이 좋구요.

 

박상민: 최근에 나이가 들어 잇몸에 염증이 심해져 얼굴피부까지 염증이 번졌는데요. 병원에서 주사도 잘 맞고 약도 잘 먹고 밥도 잘 먹어 줘서 너무 예쁘더라고요.

 

Q6. 반대로 가장 미웠을 때는? 마찬가지로 이유도 알려주세요.

 

박은교: 미운적은 없어요. 제가 집에 늦게 들어갈 때 현관문 앞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요...ㅠㅠ


 

<오매불망 망부석이 되어 주인을 기다리는 쁘띠! 그러나 무정한 주인은 오지를 않고... ㅜㅜ>


이민지: 새벽에 가끔 깨울 때 가장 힘들었습니다. 화장대나 책장 위에 놓인 물건을 손으로 하나씩 떨어뜨리면서 제가 일어나는지 확인하는데, 혼내려고 하면 또 재빠르게 도망칩니다.
반려동물이 마냥 예쁘지만은 않고, 육아의 고통을 간접 체험할 수 있으니 꼭 각오가 되신 분들만 키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상민: 같이 잘 때 종종 침구에 소변을 눌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이불 빨래해야 해서 난감하죠. Q&A하는 오늘도 아침부터 난리였답니다. ㅎㅎㅎ;

 

Q7. 가족들한테 혼났을 때 반려동물들이 하는 행동이 있나요? 불쌍해 보이려고 낑낑 된다거나, 다리에 매달린다거나 특유의 행동이 있을 거 같은데?

 

박은교: 조용히 집으로 들어가 엎드려 있어요. 슬금슬금 눈치도 보고요. 눈치는 또 기가 막히게 빨라서 가끔 사람 같기도 해요.

 

이민지: 없습니다.

 

박상민: 혼내면 자기 방에 들어가서 쥐 죽은 듯이 있다가 한 세 시간 정도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먼저 다가와서 애교를 부려요.

 

Q8. 현재 함께 하고 있는 반려동물이 있어서 이럴 때 참 좋다?

 

박은교: 특별히 좋고 나쁠 때가 따로 있지는 않아요. 우리 가족이니 함께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래서 행복합니다.


 

<용맹한 모습의 쁘띠! 때론 이처럼 여전사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가즈아~ >


 

이민지: 할머니 몽이의 경우 제가 중학교 때부터 함께 자라서 그런지 같이 있으면 맘이 편안합니다. 예전에 산책할 땐 몽이가 달리는 속도를 못 따라갔는데, 요즘엔 저보다 천천히 걷는 모습에 마음이 짠해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산책하고 싶어요 :)

 

박상민: 제 삶이 저 혼자만의 삶이 아니고 같이 동거하는 강아지의 삶도 책임지고 하다보니 기르지 않을 때보다 더 부지런한 삶을 사는 거 같아 좋아요.

 

Q9.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박은교: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방법은 다양해요. 단체나 병원을 통할수도 있고, 직접 유기동물센터를 방문할 수도 있어요. 유기견 거리 캠페인을 통하면 잠시 산책도 하면서 서로 파악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요즘은 유기견 카페도 여러 곳 있어 어렵지 않게 아이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반려동물을 생각하고 있다면,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입양한 아이가 건강이 안 좋을 수도 있고, 보호자를 물수도 있고, 분리불안이 심해 어디 나가는 것도 불안해할 수 있어요. 또 개인사정으로 더 이상 반려동물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환으로 목돈이 나갈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한 후, 그 모든 상황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입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민지: 최근 결혼하면서 분가를 하게 되었는데, 동물들을 데려와 키울 자신이 없더라구요.
반려동물이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끝까지 함께해야 된다는 책임감은 무거운 것 같아요.반려동물 시장이 커질수록 유기동물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생명을 부디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상민: 기둥이를 만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십년이 지나가고 있더라고요. 사람 나이로 치면 고령인데 남은 시간이 얼마 있지 않은 거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남은 기간 기둥이와 더 행복하게 지내겠습니다.


<사막 여우를 닮은 기둥이! 꼬리 흔드는 모습도 완전 귀요미! 사진을 누르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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