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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이슈/보건의료이슈

[Vol.33 2월호] 보건의료이슈 :: 겨울철 동상의 예방과 처치

 

 

 

 

글. 조용석 교수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화상외과)

 

 

 

 

동상(frostbite)은 국소 조직의 온도가 어는점 아래로 떨어져 발생하는 외상의 한 종류로 조직이 빙점보다 낮은 온도에서 결빙되어 발생한 국소 조직 손상을 의미하며 반복되어 노출되게 되면 지방층의 소실이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혹독한 날씨에도 야외 여가활동을 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노숙인이나 정신 지체 환자, 약물 오남용 환자에 의해 그 빈도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동상에 의한 조직 손상은 크게 두 가지의 기전으로 발생하는데 첫 번째는 한랭 손상에 의한 직접적인 세포의 손상이고 두 번째는 조직허혈(tissue ischemia)이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지연손상(delayed injury)이다.

 

동상의 증상은 대부분의 경우 저체온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자신이 동상에 걸린 것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주로 귀, 코, 뺨과 성기 같은 말단 부위에 동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이 부위의 감각이 무뎌지거나 없어지게 된다. 온도를 올리면 후에 이러한 증상은 사라지게 되지만 경우에 따라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할 정도의 심한 통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동상의 분류는 화상의 분류와 유사한데 1도 동상은 수포가 형성되지 않으며 환부가 창백하고 주변부의 발적과 부종이 관찰된다. 이후에 부종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후유증은 동반하지 않는다. 2도 동상의 경우 환부에 밝은 색의 수포가 발생하고 표피 박리가 일어난다. 일부 진피층의 손상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예후가 양호한 편이다. 3도 동상은 어두운 색의 출혈성 수포를 동반하고 이후 1-2주 사이에 환부는 두껍고 검은 가피(죽은 조직)를 형성하게 된다. 4도 동상의 경우 근육과 인대, 뼈의 손상이 동반된 경우로 대부분 절단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동상은 초기에 1도 또는 2도 동상으로 보여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상치 못하게 3도 또는 4도 동상으로 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동상은 초기치료가 중요한데 일단 동상이 확인되면 조직의 손상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환부의 장신구와 의복을 먼저 제거하고, 마른 수건이나 담요 등을 이용해 추가적인 외상을 받기 쉬운 환부의 감각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보호해야 한다. 이때 환부를 얼음이나 눈으로 문지르는 행위는 조직손상을 진행시키기 때문에 지양하여야 한다. 병원 이송 전 환부를 해동할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만약 환부를 해동 시킨 후 다시 동상을 입지 않도록 유지할 수 있다면 해동을 시키는 것이 유리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해동을 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동상환자는 흔히 저체온증이 동반된다. 저체온증은 말초 혈관을 수축시켜 동상으로 인한 조직 손상을 심화시킬 수 있고 저체온증 자체로 인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동상 환자에서는 환자의 체온이 정상인지 먼저 확인하여 환자의 중심 체온이 32도 이하의 중등도 이상의 저체온증이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한 치료가 동상 치료에 선행되어야 한다. 환부 온도를 올릴 때는 37도에서 39도 사이의 물을 이용하면 그 이상의 온도로 올리는  것에 비해 온도를 올리는 시간이 많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환자의 통증이 경감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온도를 올리는 시간은 대략적으로 30분 내외가 추천되지만 환부의 감각이 돌아오고 최말단 부위의 홍조가 발생할 때까지 시행하는 것이 적당하다. 동상환자는 몸의 온도가 올라가면 심한 통증이 발생하므로 적절한 통증 조절 약물이 필요하고 파상풍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 전신적 예방적인 항생제의 사용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환부에 감염이 발생한 경우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동상 부위의 수포를 해동 이후에 제거하는 것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어 환부 상태에 따라 임상의가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부 드레싱은 세척 후 국소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고, 필요 시 부목을 이용하여 고정 후 부종 형성을 줄이기 위해 심장보다 높게 유지 시켜야 한다. 동상은 절단까지 이를 수 있는 중요한 병태생리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야외 활동 시 방한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하여 동상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다.

 

※ 본고는 외부 필자의 원고로서 <공감 NECA>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