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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혈압의 치료기준을 140mmHg에서 130mmHg으로 낮추자는 미국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를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것일까? 한국적 상황을 고려하여 적절한 근거를 생성하여야 하지는 않을까? 또한 국내에서 이런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은 잘 갖추어져 있을까?


우리나라는 최첨단 의료시설과 선진의료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의료의 질적 측면에서도 전문인력의 우수성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세계에서 임상시험을 가장 많이 하는 도시가 서울인 점이 이를 반영해주고 있다. 개별 인력의 질적 우수성에 비해 빅데이터 정보화 시대에서 협력연구나 다기관 공동연구를 위한 임상자료 및 이차자료들의 수준은 어떨까? 답은 글쎄다. 자료원별 수집목적과 축적된 데이터가 상이하여 하나의 자료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고 분절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국민의 의료정보가 한곳에 모여 있어 엄청난 자료축적의 효과를 기대할 것 같은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의 경우 진단명의 정확성이 낮고, 질병의 위험요인 정보(음주, 흡연, 운동, 식이 등)나 임상적 측정치(lab data)가 부재하여 연구에 꼭 필요한 자료에 한계를 가진다. 개별적으로 수행된 임상연구 자료들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취득된 환자자료로서 질병의 위험요인이나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기에는 환자의 수나 관련 정보가 적어 대표성과 객관성이 낮다.


이러한 제한점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떤 대안이 있을까? 우선은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라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들과 통합할 플랫폼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한다. 특히 국내 의료기관의 93%를 차지하는 민간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자료원간 연계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연계지원을 통해 질 높은 임상연구가 수행될 수 있는 플랫폼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먼저 마련해 보자는 것이다.


영국, 호주, 미국과 같은 선진 외국에서는 연구 자료원의 국가자원화를 장려하고 임상연구를 지원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들을 벌써 시행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NIHR(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Research)를 통해 임상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연구 유형별 프로그램 및 연구비 관리, 임상연구설계 지원, 인프라 측면에서의 연구대상자 모집 지원, 전자증례기록서 개발, 연구진을 위한 수준별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NHMRC(National Health and Medical Research Council)에서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사업, 연구자 역량강화 교육, 유관기관 협력 활동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자료연계 담당기관을 특정기관으로 한정하여 국가지원 및 중앙화된 관리를 잘 하고 있다. 미국도 CMPR(Clinical Monitoring Research Program)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참여하여 국립 암연구소와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의 규제업무, 임상시험관리, 약물감시, 프로토콜 개발, 프로젝트 관리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NECA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공익적 임상연구 지원서비스 플랫폼을 제안한다.
대부분 국내 임상의사들의 연구자주도 임상연구(IIT, Investigator Initiated Trials)는 환자 진료를 보는 병원 현장에서 가용 가능한 최선의 근거를 생성하고자 한다. 진료의 최적화 개념은 환자나 보호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민간의료기관과 공공 자료원간의 DB연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연구자료의 표준화와 환자등록자료의 유지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줄 수 있다면? 정부가 그동안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시설장비를 지원해 왔던 전문질환센터(예: 국립암센터, 심뇌혈관센터, 호흡기질환센터 등 더 많은 공공병원 내 사업센터들을 포함)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연계 플랫폼이 마련된다면 공익적 임상연구는 더욱더 시너지가 생길 것이다. 환자의 원시자료는 개별 기관이 가지고 NECA를 통해서 다른 기관들의 임상자료를 연계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연계될 수 있는 연구자료를 활용한다면, 분절적인 자료원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해 건강의 “원인-과정-결과”를 관통하는 양질의 빅데이터를 재구성함으로써 장기 추적관찰이 필요한 연구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공익적 임상연구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임상진료정보 연계체계(P-CRO 모델: 공익적 임상시험수탁기관)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연구개발(프로토콜, 증례기록서 개발),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한 공공자료원 연계 및 자료관리,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의 연구업무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공공기관 자료연계에 관한 법적 권한을 갖는 국가연구기관으로서 다양한 공익적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 및 의료기술평가제도(기존 기술의 재평가와 신의료기술의 인정 등)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근거를 토대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공익적 임상연구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운영함으로써 새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및 보장성 확대 정책에서 임상적 적정성 평가에 기반한 정책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민간의료기관의 연구 자료와 공공기관의 자료를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을 추가적으로 마련하는 등 향후 제도 개선에도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궁극적으로 의료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환자 맞춤형 의료기술에 대한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보장성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공익적 임상연구가 활성화 되고 자료를 공유하는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국가에서 세금으로 지원하는 국가 연구비는 물론 보험자 단체에서 부담이 가능한 의료적정성 평가사업비도 확보가능할 것이고, 또 신기술 개발에 관심이 많은 산업체에서 분담하는 산업발전 기금 등을 새로이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가 연구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을 연구비와 시스템에서 뿌려준다면 이러한 제도적 환경에서 더욱 창의적인 R&D 정책이 구현 가능할 것이다. NECA는 보건의료 근거를 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창출하고 이를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국민 건강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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