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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이슈/보건의료이슈

[Vol.17 9월호] 보건의료이슈 :: 사망원인으로 분석한 우리나라 노인 자살자의 특성

 

 

글. 안지혜, 이자연(한국보건의료연구원 경제성평가연구팀)

장보형(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창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론

최근 자살행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주요한 보건문제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00만 명이 자살로 사망하였고, 사망률은 십만 명당 16명으로, 40초마다 한 명씩 자살로 사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십만 명당 7.4명이던 자살률이 1990년대 초반부터 증가추세를 보이기 시작하여 2010년도에는 십만 명당 31명에 이를 만큼 급증하였다. 국내 자살행위의 특징은 연령에 따라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인데,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이 십만 명당 82명에 이른다. 이로써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 정도이지만, 노인 자살자는 전체 자살 인구의 28%를 차지한다(표 1).

 

표 1. 연도별 자살자 수 및 십만 명당 자살률 변화 추이

(단위:명, %;자살률은 십만 명당 자살자 수)

연령별

2006

2007

2008

2009

2010

자살자 수

자살률

자살자 수

자살률

자살자 수

자살률

자살자 수

자살률

자살자 수

자살률

전체

10,653

21.8

12,174

24.8

12,858

26.0

15,413

31.0

15,566

31.2

65세 이상
(노인)

3,197

72.0

3,541

75.2

3,561

71.7

4,071

78.8

4,378

81.9

노인/전체
(%)

30.0

29.1

27.7

26.4

28.1

자료:통계청, 2012.

 

노인 자살은 다른 인구 집단에 비해 원인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령이나 결혼 상태, 경제적 불안정, 외로움, 지역사회와의 통합결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노인은 충동적으로 또는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로서 자살을 시도하지 않으며, 오래도록 심사숙고하거나 계획적이어서 치명적인 방법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살에 의한 사망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다. 
본 연구에서는 시·군·구 행정구역 자료와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65세 이상 노인 자살의 특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지역 수준에서 노인 자살에 대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방법

노인의 사망 자료는 2006~2010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자료를 사용하였는데, 질병사인 분류 코드가 ‘고의적 자해(자살)’인 만 65세 이상 노인을 분석 대상자로 정의하였다. 행정구역 기준은 2007년 기준으로 하여 총 248개 시·군·구 지역을 분석의 기본단위로 하였다. 
사망원인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65세 이상 노인과 65세 미만 그리고 전체 연령의 자살자 특징을 비교하고, 시·군·구별 노인 자살자의 분포를 확인하고자 2008년 통계청 주민등록연앙인구 자료를 기준으로 한 시·군·구별 노인 십만 명당 자살률 또는 표준화 사망률(standardized mortality rate, SMR)을 산출하였다. 
산출된 표준화 사망률을 기준으로 248개 시·군·구 중 상․하위 약 10%에 해당하는 25개 지역을 각각 선별하여 총 50개 지역에 대해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간에 자살 사망자의 인구학적 특성과 사망 관련 특성을 비교하였다.

 

결과

1. 노인 자살자의 특성

2006~2010년 사망자 중 65세 이상(노인)에 해당하는 자살 사망자는 18,748명으로, 자살에 의한 총사망자 중 28.1%를 차지하였다. 자살 사망자 현황을 살펴보면 남자가 62.3%로 나타났고, 직업별로는 학생, 가사, 무직이 74%,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가 17.9%로 나타났다. 혼인 상태는 사별이 40.2%로서 배우자 있음(54.0%) 다음으로 많았고, 교육 정도는 초등학교졸업이 39.7%, 무학이 31.9%로 나타났다. 또한 사망장소는 자택에서의 사망이 34.9%, 의료기관에서의 사망이 33.7%로 나타났다. 사망원인은 목맴, 압박 및 질식이 39.3%로 가장 많이 나타났고, 그다음으로는 살충제가 37.9%로 나타났다.

 

2008년 연앙인구를 모집단으로 하고, 2006~2010년 사망원인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성별·연령대별 십만 명당 자살률을 산출하였다. 성별에 따른 십만 명당 자살률은 남자가 여자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남자의 경우에 65세 이상 자살률이 585.8로서 65세 미만 자살률인 139.7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여자의 경우도 각각 237.9, 74.2로서 65세 이상 여자의 자살률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그림 1).

 

(십만 명당 자살률=2006~2010년 누적 자살자 수/2008년 대상 연앙인구 *100,000)

자료:장보형 등, 2012.
그림 1. 성별에 따른 65세 미만과 65세 이상의 십만 명당 자살률 비교(2006~2010) 
       

2008년 연앙인구를 모집단으로 하고 2006~2010년 사망원인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연령대별 십만 명당 자살률을 산출한 결과(그림 2), 십만 명당 전 연령의 자살률이 144.7인 데 비해 45~54세는 163.8, 65~74세는 306.3, 85세 이상은 무려 649.4로 나타남으로써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십만 명당 자살률=2006~2010년 누적 자살자 수/2008년 대상 연앙인구 *100,000)

자료:장보형 등, 2012.
그림 2. 연령대별 십만 명당 자살률(2006~2010)
      

2006~2010년에 시도별 십만 명당 자살률 분포를 살펴보면 충청남도가 541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강원도가 528.5명으로 나타났다(그림 3).

 

자료:장보형 등, 2012.
그림 3. 16개 시도별 십만 명당 자살률(2006~2010)


노인 인구 십만 명당 자살률이 높게 나타난 충청남도와 강원도를 전국, 그리고 전체 연령과 비교하여 연도별로 살펴보면, 노인 자살률이 전 연령에 비해 전체적으로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연도에 따라 십만 명당 자살률이 노인에게서 많이 증가하였으며, 강원도의 노인 자살률은 2001년부터 전국 노인 자살률에 비해 항상 높게 나타났다. 2003년 이후 약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08년부터 다소 증가 또는 감소하는 등 그 추이에 변화를 보였다. 충청남도의 노인 자살률은 2004년 이전에는 전국 노인 자살률보다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으나, 2004년 이후 전국 노인 자살률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연도에 따라 증가와 감소 패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듯이 변동이 매우 심하였음을 알 수 있다(그림 4).

 

 

 

자료:장보형 등, 2012.
그림 4. 노인과 전 연령의 십만 명당 자살률 변화 추이(2001~2010)

 

2. 표준화 사망률 상·하위 지역별 노인 자살자의 특성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노인의 표준화 사망률(SMR)이 높게 나타난 25개 지역과 낮게 나타난 25개 지역의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들의 성별, 직업, 혼인 상태, 교육 정도, 사망장소, 사망원인 등을 비교하였다. 
노인 자살자의 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남자가 61.4%, 낮은 지역에서는 62.6%로 나타났고, 지역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직업의 경우에는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학생, 가사, 무직이 57.3%,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가 34.0%인 데 비해, 표준화 사망률이 낮은 지역에서는 학생, 가사, 무직이 74.6%,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가 16.0%로 지역별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사별이 42.0%인 데 비해 낮은 지역에서는 37.9%로 나타나는 등 사망자의 혼인 상태에 따라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무학의 비율이 38.9%, 초등학교 졸업이 43.4%인 데 비해 낮은 지역에서는 각각 27.4%, 40.9%로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서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저학력자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지역 간 교육 정도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 자살 사망자 중 사망장소가 주택인 경우는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이 29.9%, 낮은 지역이 31.9%이고, 의료기관인 경우는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이 46.0%, 낮은 지역이 31.3%로 나타남으로써 지역 간 자살자의 사망장소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사망원인의 경우에도 살충제를 이용한 자살이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56.2%인 데 비해 낮은 지역에서는 31.5%로 비교적 낮았고, 목맴, 압박 및 질식으로 인한 자살은 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서 29.2%인 데 비해 낮은 지역에서는 39.4%가 나타나는 등 지역별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고찰 및 결론

2006~2010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자료에서 질병사인 분류 코드가 ‘고의적 자해(자살)’인 만 65세 이상 노인 18,748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노인 자살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2008년 연앙인구를 기준으로 연령별 십만 명당 자살률을 살펴본 결과,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증가하여 전 연령의 자살률이 144.7명인 데 비해 65~74세는 306.3명, 75~84세는 490.8명, 85세 이상은 649.4명으로, 특히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십만 명당 자살률이 더 크게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혼인 상태는 사별이 40.2%, 학력은 무학 또는 초등학교 졸업이 71.6%로 나타났다. 사망원인은 살충제가 전 연령에서 20.8%인 반면에 65세 이상에서는 37.9%를 차지하였고, 목맴, 압박 및 질식은 각각 50.9%, 39.3%로서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65세 이상 노인 자살의 특징은 도시보다는 지방에서 많이 나타나고, 직업 특성상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독성물질인 살충제를 이용한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2007년을 기준으로 정리한 248개 시·군·구에서 산출된 표준화 사망률을 바탕으로 상·하위 각각 25개 지역에 대해 자살자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상·하위 지역에서 직업, 혼인 상태와 교육 정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사망장소와 사망원인에 따라서도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즉 상위 25개 지역에서 하위 25개 지역에 비해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가 많았고, 사별이 많았으며, 초등학교 이하의 학력이 더 많았다. 특히 사망장소로는 상위 25개 지역에서 의료기관이 46%로 가장 많았고, 사망원인으로는 하위 25개 지역에서 목맴, 압박 및 질식이 39.4%로 가장 많은 반면에 상위 25개 지역에서는 살충제가 56.2%로 가장 많았다. 이로써 앞에서 살펴보았던 65세 이상 노인 자살의 특성이 상위 25개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사망장소가 의료기관이 많은 것은 사망원인으로 살충제를 이용한 경우가 많은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의 특성을 분석하였는데, 제한된 자료만으로 노인 자살자의 특성을 살펴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정서상 자살 사망자인 경우에 자살자에 대한 조사가 자세히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본 연구에서 이용한 자료 또한 정확성을 알기 어렵다는 점을 한계로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노인 자살에 대한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노인 자살의 특성 분석과 이를 통한 예방대책 마련을 위해, 사망원인 통계자료에서 고의적 자해인 경우는 사망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추가 자료를 구축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 2006~2010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자료를 통해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도시보다는 지방, 그리고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경우, 저학력, 살충제를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 등에서 자살자가 많았다. 따라서 노인 자살의 예방대책을 위해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는 더 구체적인 특성 분석을 위해 노인 자살자에 대한 자료원을 구축하고, 나아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노인 자살요인을 분석하는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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