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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수첩/보건의료근거연구

[Vol.26 7월호] 이달의 NECA연구 :: 전립선암 로봇수술의 비용효과성

 

 

 

 

글. 윤지은 부연구위원(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의료기술평가연구팀)


전립선암의 현황 및 치료방법

 

전립선암이란?
전립선암은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국소암일 때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립선암이 진행되면 방광 출구가 막혀 소변을 배설하지 못하게 되거나 피가 섞여 나오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전이암으로 진행되면 골 전이에 의한 뼈의 통증, 척수압박에 의한 신경증상 및 골절 등이 발생한다. 중앙암등록본부 발표(2012년)에 따르면 전립선암 발생률은 남성 인구 10만 명당 27.5명으로(연령표준화발생률 기준) 남성 발병 암 중 5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의 연평균 증가율은 12.7%로 갑상선암(2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립선암 환자의 치료 및 부작용
초기 전립선암 환자 치료는 주로 세 가지 수술방법(로봇수술, 복강경 수술, 개복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며, 수술방법에 따라 피부와 근육을 절개하는 길이가 다르다. 또한 수술방법에 따라 단기적으로 배뇨곤란 및 출혈의 발생 가능성에 다소 차이가 있다. 수술 후에는 요실금,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재발 및 전이에 따른 방사선·호르몬 치료로 만성 합병증 및 심신의 변화를 겪을 수 있어 치료 시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전립선암 로봇수술
현재 사용되고 있는 다빈치 로봇시스템은 1999년에 처음 상용화 되었다. 로봇수술의 장점으로는 고화질의 10배 확대된 3차원적 입체영상, 개복수술 수준의 술기 수행, 콘솔(console)에서 긴장 없이 2개의 수술기구와 카메라의 조화된 조작이 가능한 점이 있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기구 선택의 제한점과 비싼 비용이 언급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05년 7월 로봇시스템을 활용한 전립선절제술이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최초 시행되었으며, 2005년 9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총 193개 질환에 대하여 로봇수술이 시행되었다.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국내 30개 의료기관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립선암의 시행 누적 건수 비율은 전체 로봇수술 시행(2005년부터) 누적건수 중 전립선암이(33.7%)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1. 질환별 로봇수술 환자현황
출처: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 분석. 한국보건의료연구원. 2013.

 

연구결과

2013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는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하여 전립선암 로봇수술이 안전성·유효성 측면에서 복강경 또는 개복 수술에 비해 효과적임을 확인하였다. 이어 2014년에는 국내 로봇수술 분야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전립선암에 대하여 비용-효과성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서울 소재 5개 의료기관에서 로봇수술, 복강경 수술, 또는 개복 수술로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을 받은 전립선암 환자 864명을 대상으로 과거 의무기록 자료를 구축하였고, 전체 864명 중 비용분석에 적합하지 않은 182명을 제외한 후, 최종 682명을 대상으로 1년 이내에 사용된 총 의료비용(수술비 포함)을 분석하였다.

 

 

by San Antonio, flicker/https://www.flickr.com/photos/54294783@N08/8653170337

 

로봇수술의 ‘삶의 질 개선을 고려한 효과’와 ‘비용’
1) 효과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군의 평균 질보정생존년수(QALY)*는 0.7478년(약 273일)이었으며, 복강경 수술(0.7102년, 약 259일)과 개복 수술(0.6591년, 약 241일)보다 각각 14일, 31일 정도 길었다.

2) 비용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군의 평균 의료비용은 약 1,800만 원으로 기존 수술을 받은 환자군에 비해 각각 약 950만 원(복강경 수술 대비), 약 1,180만 원(개복 수술 대비) 더 많이 들었다. 
 

 

* 질보정생존년수(Quality-adjusted life year, QALY)는 단순한 생존기간이 아니라 삶의 질을 보정한 생존기간을 의미한다. ‘죽음’의 효용치는 0, ‘완벽한 건강 상태’의 효용치는 1일 때 각 수술군은 0과 1 사이의 효용치를 가진다.
실제 생존기간의 연장은 없지만 수술 침습 정도, 합병증, 기능 회복 등으로 인한 삶의 질을 고려할 때,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약 0.376~0.887년(14일~31일)의 삶을 완전한 건강 상태로 사는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로봇수술의 ‘비용-효과성’*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1 QALY 연장을 위해 복강경 수술 대비 약 2억 5천만 원, 개복 수술 대비 약 1억 3천만 원의 추가 의료비용이 발생하며, 따라서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 대비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수술법으로 판단된다.

 

* 비용-효과성 판단 지표는 비용효과증가비율(incremental cost-effectiveness ratios, ICER)인 ‘(로봇수술 의료비용 - 기존 수술 의료비용)/(로봇수술 효과 - 기존 수술 효과)’로 계산하였다. 안정훈 등(2011)에 따르면 1QALY 당 추가 의료비용이 3,050만 원 미만일 때 비용-효과적이라고 한다.


※ 로봇수술 vs. 개복 수술: 비용효과 분석

구분

비용(원)

효과(QALY)*

비용효과증가비율(ICER)

개복수술

6,314,451

0.6591

132,507,255

로봇수술

18,066,886

0.7478

두 군의 차이

11,752,435

0.0887

 

 

※ 로봇수술 vs. 복강경 수술: 비용효과 분석

구분

비용(원)

효과(QALY)*

비용효과증가비율(ICER)

복강경수술

8,578,431

0.7102

252,141,944

로봇수술

18,066,886

0.7478

두 군의 차이

9,488,455

0.0376

* QALY값: 소수점 다섯 자리 이하 절삭하여 표기


 비용-효과적인 대안으로서 로봇수술 비용 분석
전립선암 로봇수술의 비용-효과성에 대한 임계값 분석 결과, 수술비를 포함한 1년 의료비가 약 900만 원(개복 수술 대비) 또는 약 830만 원(복강경 수술 대비) 낮을 경우 비용-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결론
본 연구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계획에 맞추어 국내에 로봇수술이 도입된 2005년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를 보인 전립선암에서 로봇수술의 경제성 분석을 시행하였다. 전립선암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복강경/개복) 대비 삶의 질 개선 측면의 효과가 다소 좋았지만, 비용은 2~3배 이상 현저히 높았다. 전립선암 환자의 수술 방법 간의 비용-효과를 고려할 때 현재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과 비교해 합리적 대안으로 보기 어렵지만, 수술비를 포함한 1년 의료비가 약 900만 원(개복수술 대비) 또는 약 830만 원(복강경 수술 대비) 낮을 경우 비용-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전립선암 환자의 과거 진료기록을 단기간 추적 조사·분석한 것으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려우며 전립선암 로봇수술이 비용-효과적이지 않다는 단순 해석은 주의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국내 환자 자료를 활용한 최초 경제성 분석 결과로써 의미를 가지며 국민과 의료인의 의료서비스 선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