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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수첩/보건의료근거연구

[Vol.43 12월호] 이달의 NECA연구 :: 치아 우식증에서 사용하는 아말감의 국내 사용현황과 안전성





. 박정수 부연구위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평가사업 1팀)



 연구배경


치아 우식증은 흔히 충치라고도 하며,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만성 질환 중 하나이다. 치아 우식증을 치료할 때에는 우식부위를 제거하고 와동이 형성된 치아에 여러 가지 충전재로 수복하게 된다. 치아 수복 재료 및 방법은 재료 자체의 물리적인 특성과 치주조직의 상태, 결손 형태의 크기, 심미성 등을 고려하여 선택하게 된다. 아말감은 수은과 은, 주석, 구리, 아연과 같은 여러 가지 금속으로 이루어진 합금으로 하중을 견디는 힘이 크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수복한 부위가 검게 변색되고 아말감에 포함된 수은으로 인해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기도 하였다. 아말감에 포함된 수은은 금속 수은(elemental mercury) 인데, 증기 형태로 체내로 흡수되게 된다. 인체에 흡수된 수은 증기는 최초에는 체외로 빠르게 배출되지만, 신장으로 흡수될 경우에는 배출 속도가 수년에 이른다. 금속 수은의 독성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 신장에서 나타나게 된다(그림 1). 


그림 1. 아말감에 포함된 금속 수은의 체내 흡수 및 배설과정


본 연구에서는 치아 우식증에 사용하는 아말감의 안전성을 체계적문헌고찰을 통해 조사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자료와 구강건강실태조사자료를 통해 국내 사용현황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아말감의 안전성에 대하여 보고한 국내외 문헌을 조사하였다. 국내 7개, 국외 3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여 기간 제한 없이 2015년 7월까지 출판된 문헌을 포함하였다. 평가에 선택된 문헌에서 보고한 안전성 결과는 체내 수은농도나 신기능, 신경심리학적 지표 등의 검사 결과, 다발성 경화증이나 구강편평태선 등의 질병 진단 통증이나 피로 등의 자가 보고 지표, 기타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자료는 요양개시일을 기준으로 2010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치아 우식증(ICD-10:K02)으로 1회 이상 진단받은 모든 연령의 환자를 분석하였다.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자료는 아말감, 심미성재료, 금주조 항목이 추가되어 있는 2012년 자료를 사용하였다.


 연구결과


I. 체계적 문헌고찰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선택된 문헌은 총 76건(국내 20건, 국외 56건)이다. 포함된 문헌에서 사용한 안전성 지표는 크게 검사 결과, 진단 결과, 자가 보고 지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검사 결과에서 가장 많이 보고한 안전성 결과는 요중, 혈중 수은 농도를 포함한 체내 수은 농도였다. 이외 신경심리학적 검사, 신기능, 청력, 출생아 체중 등이 있었다. 진단 지표로는 다발성 경화증, 자폐증, 구강편평태선, 알레르기 반응이 보고되었고, 자가 보고 지표로는 통증, 피로 등이 있었다.


아말감 충전이 있는군(아말감군)과 아말감 충전이 없는 군(비 아말감군)을 비교하였을 때, 여러 연구에서 아말감군의 체내 수은농도가 비 아말감군의 체내 수은농도에 비하여 높은 경향을 보였다. 아말감 충전 면수가 많은 군에서 체내 수은농도가 높게 보고된 문헌도 있었지만, 용량 반응성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으며, 체내 수은농도는 생선 섭취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여 아말감만의 효과를 구별하기는 어려웠다. 인지기능이나 기억력 등의 신경심리학적 지표는 아말감과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고, 일부 연구에서는 아말감군이 비 아말감군에 비하여 우월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구강편평태선을 보고한 증례보고에서는 아말감을 제거하면 환자의 주요 증상이 개선되었다. 다발성 경화증, 피로나 통증 등의 안전성 지표는 결론을 내리기에 문헌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림 2. 아말감의 안전성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결과 요약


II. 국내 사용현황

2014년 기준 치아 우식증 청구환자는 남성이 306만 1,655명(47.2%), 여성이 342만 2,053명 (52.8%)이었다. 이는 청구환자 수로, 치아 우식증이지만 신경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비급여 충전물을 사용한 경우의 환자는 제외되어 있다.

2010년 아말감 청구 건수는 296만 3,399건이었으며 매년 건수가 감소하여 2014년에는 155만 7,952건이 청구되었다. 반면 캡슐형 아말감의 경우 2010년 1만 7,277건이 청구되었고 매년 건수가 증가하여 2014년에는 2만 3,901건이 청구되었다.

기타급여 충전물 청구 건수는 2010년 265만 3,221건에서 매년 건수가 증가하여 2014년에는 357만 2,269건(글레스아이오노머 97.2%, 복합레진 1.8%, 금속강화형시멘트 0.98%)이 청구되었다. 청구환자 수는 청구 건수와 같은 경향을 보인다.


그림 3. 연도별 아말감 및 기타급여 충전재 청구 건수 현황


2012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에서 대상자들의 유치우식경험자율은 32.7%였으며, 여성이 67.9%로 남성 33.3%비해 2배정도 높게 나타났다. 유치우식유병자율은 15.0%로 남성과 여성이 각각 15.4%, 14.4%였다. 대상자들의 유치에 대한 아말감 및 심미성재료, 금주조 충전율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심미재료가 62.9%로 가장 많았으며 아말감이 37.0%, 금주조가 0%였다.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 각각 61.4%와 64.5%로 심미재료 충전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연령의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심미재료의 충전율은 감소하면서 아말감 충전비율이 증가하여 15세에서는 모든 유치에 대해 아말감을 사용하였다.


대상자들의 영구치우식경험자율은 40.7%였으며, 여성이 43.7%로 남성 37.9%비해 높게 나타났다. 영구치우식유병자율은 9.0%로 남성과 여성이 각각 9.2%, 8.8%였다. 대상자들의 유치에 대한 아말감 및 심미성재료, 금주조 충전율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심미재료가 61.7%로 가장 많았으며 아말감이 24.7%, 금주조가 13.6%였다.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 각각 60.7%와 62.5%로 심미재료 충전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심미재료의 충전율은 감소하면서 아말감 및 금주조 충전비율이 증가하였다. 월 평균 가구소득의 경우 가구소득이 높아질수록 아말감 충전율은 감소하고 심미재료 및 금주조 충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림 4. 유치와 영구치의 치아우식 경험자율과 충전재 비교


 결론 및 정책적 제언


아말감에서 방출되는 수은은 소량이지만 장기간 노출되고, 이로 인한 건강 장애는 수복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해 평가하기 어렵다. 혈중 수은농도나 요중 수은농도 등 대리 지표를 사용하게 된다.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아말감 충전군의 요중 및 혈중 수은농도는 복합레진 충전 군에 비하여 높았으나, 건강에 위해를 미칠 수 있는 농도에 이르지는 않았다. 신경심리학적 증상이나 다발성 경화증, 면역질환 등의 질병 및 증상이 아말감과 관련 있다는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아말감 사용에 대한 국외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는 치과용 충전재로 아말감을 사용하고 있고, 명확한 유해성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임신부나 소아 등 민감한 대상에 대해서는 사용을 삼가도록 하고 있다. 노르웨이 등 아말감 사용을 금지하도록 한 국가도 아말감이 직접적인 인체 위해성이 있다기 보다 환경적인 영향 때문이다.


아말감은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된 치아수복재이고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직접적인 인체 유해성 관련 근거는 부족하다. 치아 수복재 선택은 훼손된 치아의 특성에 맞게 이루어져야 하며, 아말감으로 충전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제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충전 시나 제거 시에는 수은 증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임신 중이나 수유 중일 경우 아말감 충전과 아말감 제거를 삼갈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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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책임자

박정수(한국보건의료연구원)

참여연구원

김수경, 황진섭, 최솔지, 신민경, 고은비(한국보건의료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