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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수첩/보건의료근거연구

[Vol.53 18년 제4호] 알기 쉬운 보건의료근거연구 -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에 대한 인식과 성과연구

알기 쉬운 보건의료근거연구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에 대한 인식과 성과연구

 

글. 김윤정 부연구위원(의료기술평가연구단)

 

연구배경

인공슬관절치환술은 무릎관절을 인공재료(금속, 플라스틱, 상아, 유리 등)로 만든 관절로 치환하는 수술로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7만여 건이 시행되고 있으며, 고령화로 인해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삽입물이 체내에 들어가는 수술이기 때문에 감염예방이 중요하고, 그 예방법 중 하나로 예방적 항생제를 사용한다.


항생제는 감염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반면 항생제 내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약품을 적정용량으로 사용해야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수술 시 예방적 항생제의 적정한 사용에 대한 권고는 국제 가이드라인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 미국정형외과학회(AAOS)[각주:1], 세계 근골격계 감염학회(MSIS)[각주:2],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각주:3] 등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1) 수술 전 1, 2세대 세파로스포린계 1회 단독 투여, 2) 수술 이후 24시간 내 투여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각주:4]에서도 수술 전 1회 투여를 권고하는 등 항생제 사용감소를 권고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실제 인공슬관절치환술을 시술하는 병원에서 항생제의 평균 사용기간은 약 9.5일[각주:5]로 가이드라인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는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일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의 국제 가이드라인과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사용현황 및 전문가 인식 등을 분석해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수행되었다.

 

연구방법

1)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의 항생제 사용현황 및 성과분석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건강보험 청구자료에서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을 받은 대상자의 항생제 사용현황과 예방적 항생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에 따른 수술부위 감염 발생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예방적 항생제 준수군과 미준수군은 미국 AAOS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여 1 또는 2세대 세파로스포린 항생제를 단독으로 2일 이내 사용한 경우를 예방적 항생제 준수군으로 분류하였고, 나머지 경우는 미준수군으로 분류하였다. 단, 예방적 목적이 아닌 실제 감염때문에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는 대상자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예방적 항생제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현황과 가이드란 준수 여부에 따른 수술부위 감염발생 위험 분석은 생존분석과 콕스비례위험모형을 적용하여 위험비(Hazard ratio, HR)를 추정하였고, 95%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 CI) 및 유의확률(p-value)을 함께 제시하였다.

 

2) 인공슬관절전치환술 예방적 항생제 설문조사 및 면접조사
예방적 항생제 사용에 대한 전문가 인식 및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정형외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계획적 행위이론 적용한 설문지) 및 면접조사를 시행하였다. 2017년 9월 2일부터 11월 22일까지 정형외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하였고, 4차례 면담조사를 하였다. 설문조사를 통해서 의사가 항생제를 처방하고 사용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피어슨 상관계수로 분석하였고, 면담조사 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도출하였다.

 

연구결과

1) 인공슬관절전치환술의 항생제 사용현황 및 성과분석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인공슬관절전치환술 1건당 항생제 사용 일수는 2016년 기준 평균 7.79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평균 8.87일보다 약 1.1일이 감소하였다.


2008~2015년 슬관절전치환술을 받은 연구대상자 149,417명 중 국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대상자는 5,683명, 미준수군 143,734명이었다. 수술 이후 2년까지 감염발생 여부를 관찰한 바로는 가이드라인 준수군의 전체 수술부위 심부감염 발생은 100인년(person-year)당 0.54건, 미준수군은 0.69건으로 감염발생 위험에는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고, 또한, 수술부위 감염발생 위험비 결과에서도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다(HR: 0.93, 95% CI: 0.72, 1.22, p=0.62). 연령, 항생제 종류, 요양기관종별, 요양기관 시술건수, 요양기관 항생제 사용일수에 따른 하위그룹분석 결과에서도 두 군 간 전체 수술부위 감염발생 위험은 차이가 없었다.

 

2) 인공슬관절전치환술 예방적 항생제 설문조사 및 면접조사
정형외과 전문의 203명을 대상으로 예방적 항생제 사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국제 가이드라인과 의료진의 인식에 큰 간극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형외과 의사들이 생각하는 예방적 항생제의 적정 사용일수는 ‘수술 후 1주 이내(3~7일) 사용’이 가장 많았고(68.3%), ‘수술 후 1일(24시간) 이내 사용’이 적정하다는 응답은 15.6%에 불과했다. 예방적 항생제 가이드라인에 대한 의사들의 동의수준을 조사한 결과 1세대 혹은 2세대 세파로스포린계 항생제를 예방적 항생제로 선택하는 것에 대한 동의점수는 79.3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가장 높았던 반면, 수술 후 24시간 이내에 중단 예방적 항생제 중단은 39.7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동의수준이 가장 낮았다. 예방적 항생제 가이드라인 준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조직 내의 규범과 직급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금의 국제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개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대부분이(81.8%) 한국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한국형 예방적 항생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심층면접 조사에 따르면 예방적 항생제 투여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이유로는 관행적 측면과 감염발생 시 재수술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의사들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가이드라인 권고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연도별 항생제 사용일수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인식 변화 유도를 위해 ‘조직(병원)단위 개선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드러났고, 병원단위 교육을 진행할 경우 교육수행 주체는 ‘분야별 전문학회’가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응답이 179명(89.1%)로 가장 높았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를 통해 기존 외국 문헌 및 가이드라인과 국내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은 상당한 인식 및 사용의 차이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특히 예방적 항생제의 사용기간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에 비해 훨씬 오랜 기간 사용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예방적 항생제를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용하더라도 수술부위 심부감염이 증가하지 않음을 확인하였고, 이러한 연구결과는 향후 국내 전문의들이 예방적 항생제 사용을 가이드라인에 맞게 적정하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록 예방적 항생제 사용기간이 가이드라인에 비해 길긴 하지만 예방적 항생제 사용 현황은 수년간 점차 가이드라인의 권고안에 수렴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전문의들의 인식도 과거 선행연구에서 보다는 가이드라인의 권고안을 수용해 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끝으로 본 연구결과와 같이, 국내 의료 환경에서 도출된 근거를 바탕으로 향후 정책 수립과 추진에 사용한다면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의료 행태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하여 예방적 항생제 사용에 대한 다양한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수술부위 감염은 비단 예방적 항생제 하나로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료진·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발생하게 된다. 예방적 항생제 가이드라인 준수/미준수군 간에 심부감염 위험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은 예방적 항생제만으로 수술부위 감염을 모두 예방할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수술부위 감염을 줄이면서도 예방적 항생제의 적정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수술장 환경, 의료진 교육 등 다른 분야에 대한 정책적인 투자와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연구보고서 원문은 ‘NECA 웹사이트(www.neca.re.kr) > 연구정보 > 연구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

나영곤(가천대학교 길병원), 김윤정(한국보건의료연구원)

참여연구원 (가나다 순)

강신희, 박은정, 이나래(한국보건의료연구원), 

고인준(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김태균(TK정형외과), 송경호(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송영동(국립중앙의료원), 최문희(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1.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Recommendations for the use of intravenous antibiotic prophylaxis in primary total joint arthroplasty. Illinois: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2004. 2008. 2014. [본문으로]
  2. Parvizi J, Gehrke T, Chen A. Proceedings of the international consensus on periprosthetic joint infection. The bone & joint journal. 2013;95(11):1450-2. [본문으로]
  3. Bratzler DW, Houck PM. Antimicrobial prophylaxis for surgery: an advisory statement from the National Surgical Infection Prevention Project. American journal of surgery. 2005;189(4):395-404. [본문으로]
  4. World Health Organization. Global guidelines for the prevention of surgical site infection.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2016. [본문으로]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도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슬관절전치환술의 항생제 사용 일수는 9.5일로 평가 대상이었던 15개 수술 중 가장 높았으며, 공동 2위를 차지한 고관절, 척추 수술의 6.6일보다 약 3일이나 더 길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