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양금덕 기자 (청년의사)
ⓒGREEN NARAE MEDIA
최근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OECD 국가에서 행복도 점수가 가장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언론들은 학업 스트레스, 학교 폭력, 인터넷 게임 중독 등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나이가 어릴수록 행복도가 높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마치 나이나 지역, 소득이 행복의 요인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 속 주인공인 헥터(사이먼 페그 분)는 행복이 때때로 뜻밖에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하고, 집과 채소밭을 가지는 것이 행복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다소 황당할 수도 있지만 헥터와 함께 행복여행을 떠나보면 어느샌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원작 소설을 읽었던 기억을 더듬으며 가장 지치고 힘들었던 순간 보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두어번쯤 더 봐도 좋을 법하다고 느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소설과 비교해보는 맛도 좋고 그가 여행수첩에 적는 메모를 따라 읽고 일러스트를 보는 것도 즐거웠다.
헥터는 사실 남부러울 게 없는 성공한 정신과 의사이다. 그가 사는 곳은 런던으로, 그의 진료실에는 늘 환자들이 끊이지 않는다. 사랑하는 연인 클라라(로자먼드 파이크 분)도 있고 늘 변함없이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세계 여행을 하게 된다. 진정한 행복을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GREEN NARAE MEDIA | ⓒGREEN NARAE MEDIA |
그는 정신과 특성상 다양한 상처를 지닌 환자들을 만난다. 부유하면서도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하는 남성, 모든 것을 갖춘 남성을 찾는 여성, 사랑의 상처로 미래를 보지 못하는 점술가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헥터를 찾는다. 그러면 그는 그들의 이야기를 친절히 들어주면서 적당히 질문도 하고 필요한 약을 처방한다. 그러다가 본인이 환자에게 행복을 줄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상하이부터 티베트, 남아공, LA를 여행하면서 그는 만나는 이들마다 ‘행복’에 대해 묻는다. 돈 많은 금융계 비즈니스맨도 만나고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비행기에서 흑인 여성을 만나기도 하며, 납치를 당해 죽음의 고비까지 넘기기도 한다. 그때마다 그는 행복에 대한 배움을 하나씩 적어 내려간다.
여행을 통해 헥터는 행복이란 대단한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적은 것에 만족하고 받아들이는데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흔히 가장 많은 것들을 가진, 오래전부터 많은 것을 갖고 있는 나라에 살면, 쉬운 말로 부족함 없이 누릴 수 있는 삶을 산다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음을 깨닫는다. 오히려 그런 나라는 세계에서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말한다.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의 모델이자 작가인 프랑수아 를로르는 실제 정신과 의사로 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실화 소설이다. 그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대로 정신과 의사가 돼 16년을 일했는데, 일을 통해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는 많은 사람을 만났고 이들과의 만남이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그가 알려주는 행복을 대신 전하면서 이번 호를 마무리 하려고 한다.
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한다.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다.
행복은 자기 가족에게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좋지 않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서는 행복한 삶을 살기 더욱 어렵다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생생이슈 > 미디어 속 보건의료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Vol.22 3월호] 미디어 속 보건의료이야기 :: 암경험자의 사회 복귀에 필요한 것은-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1) | 2015.03.20 |
---|---|
[Vol.21 2월호] 미디어 속 보건의료이야기 :: 다중인격과 해피엔딩- 영화 <아이덴티티> (0) | 2015.02.24 |
[Vol.19 11월호] 미디어 속 보건의료이야기 :: 빅데이터와 진실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0) | 2014.11.27 |
[Vol.18 10월호] 미디어 속 보건의료이야기 :: 진실게임 -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0) | 2014.10.28 |
[Vol.17 9월호] 미디어 속 보건의료이야기 :: 기적을 부르는 얼음물 -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0) | 2014.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