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주연 주임연구원(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연구팀)
❚ 연구배경
건강관련 삶의 질(health related quality of life, HRQoL)은 건강의 다양한 차원을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개념으로, HRQoL을 평가할 때는 여러 가지 영역을 다루게 된다. 또한 HRQoL은 주관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동일한 상태라도 개인이나 집단의 개별 특성 및 문화적 차이에 따라 삶의 질이 다를 수 있고, 시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1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HRQoL 측정도구 중 하나인 EQ-5D 도구*를 바탕으로 추가적으로 고려해야할 영역이나, 아시아 국가 특이적인 영역들을 확인하여 아시아인에 가장 적합한 HRQoL 측정도구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임상 연구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삶의 질 평가도구 중 하나로 세계적으로 1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EQ-5D는 단순하고 완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으며, 대면 인터뷰뿐만 아니라 자가기입식으로 작성하기에도 적합한 설문도구이다. 이동성,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감, 불안/우울의 5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영역은 3개 또는 5개의 수준으로 나누어진다.
❚ 연구방법
다양한 검색엔진 또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HRQoL 측정도구별 포함영역들을 검토하고, 관련 선행연구들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하여 선호도 기반 HRQoL 측정도구에 포함될 후보영역을 정리한 후, 아시아 참여국별로 일반인대상 초점집단토의(focus group discussion, FGD)를 진행하였다. 각국의 연구결과를 정성적으로 비교하여 아시아 국가 특이적인 추가 영역들을 발굴하고, 관련 연구 경험이 있는 전문가 자문을 통하여 실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할 설문 요소를 결정하였다. 몇 차례 논의를 거쳐 시력, 청력, 기억력, 수면, 활력, 행복,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측정 영역으로 추가하였다.
예비조사(n=106)를 통하여 도구의 실행가능성을 검토하였으며, 수정․보완 단계를 거쳐 최종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이를 활용하여 제주를 제외한 전국 단위 19~6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표성 있는 표본을 구성하여 본 조사를 실시하였다. 각 영역들이 HRQoL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시각아날로그척도(Visual Analog Scale, EQ-VAS) 및 주관적 건강상태(self-related health, SRH)를 종속변수로 두고 회귀분석을 수행하여 모델별 설명력을 비교하였다. 아울러 분석 결과를 기존의 일반적 혹은 선호도 기반 HRQoL 측정도구의 평가영역과 비교하였다.
❚ 주요 연구결과
전국단위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주관적 건강상태는 ‘좋음’이 54.9%, ‘매우 좋음’이 22.3%, ‘보통’이 20.3% 이었으며 조사당일 건강상태에 대한 EQ-VAS 점수는 평균 80.11(표준편차 12.84)이었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연령이 높아질수록, 교육수준 및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EQ-VAS 점수가 낮았다. 또한 사무직에 비해 노동직이나 자영업자의 경우, 별거/이혼/사별한 경우 점수가 낮게 조사되었다. 그 외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을수록 높은 점수를 나타냈으며, 최근 2주내 외래방문이나 지난 1년 내 입원경험이 있거나, 현재 질병이 있는 그룹에서 EQ-VAS 점수가 낮게 조사되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각 영역 내에 건강문제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EQ-VAS 점수가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EQ-5D의 5가지 영역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활력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244명(37.2%), 행복 문제를 보고한 경우가 130명(19.8%), 수면 문제를 호소한 경우가 71명(10.8%)이었으며, 이들 중 주관적 건강상태를 보통~매우 나쁨으로 응답한 경우도 76명(11.6%)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하여 EQ-5D의 5가지 영역만으로는 HRQoL의 전반적인 영역을 충분히 포괄하지는 못함을 확인하였다(표 1).
표 1. HRQoL 측정도구의 천장효과 분석
|
EQ-5D 항목(5가지 영역)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응답한 경우 (n=656) |
모든 항목(13가지 영역)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응답한 경우 (n=340) | |||
N |
% |
N |
% | ||
시각 문제 호소 |
33 |
5.0 |
|
| |
청각 문제 호소 |
3 |
0.5 |
|
| |
말하기 문제 호소 |
2 |
0.3 |
|
| |
기억력 문제 호소 |
55 |
8.4 |
|
| |
수면 문제 호소 |
71 |
10.8 |
|
| |
활력 문제 호소 |
244 |
37.2 |
|
| |
행복 문제 호소 |
130 |
19.8 |
|
| |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문제 호소 |
22 |
3.4 |
|
| |
지난 2주간 외래방문 |
73 |
11.1 |
25 |
7.4 | |
지난 1년간 입원 |
16 |
2.4 |
8 |
2.4 | |
현재 질병 있음 |
54 |
8.2 |
13 |
3.8 | |
주관적 건강상태 |
보통~매우나쁨 |
76 |
11.6 |
21 |
6.2 |
나쁨~매우나쁨 |
3 |
0.5 |
1 |
0.3 |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 EQ-VAS 점수를 종속변수로 한 경우에는 시각, 말하기, 수면, 활력, 행복 영역이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고, SRH를 종속변수로 했을 때는 수면, 활력, 행복 변수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추가 영역까지 고려한 경우 전반적인 모델 설명력이 높아졌으며, 인구사회학적 특성 중에서는 연령, 소득, 교육수준이 HRQoL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와 선행 연구를 비교해 볼 때 연구자들마다 추가 영역의 종류 또는 발굴 방법, 연구수행 방법 등이 조금씩 달랐으나 주요 결과는 <표 2>와 같다.
표 2. 선행 연구들과의 HRQoL 측정도구 관련 추가영역 비교
|
Krabbe |
Yang 등 |
Yang 등 |
조민우 |
본 연구 (2014) | ||
EQ-VAS |
SRH | ||||||
시각 |
|
◯* |
◯ |
◯ |
|
◯ |
|
청각 |
|
◯* |
|
◯ |
◯ |
|
|
말하기 |
|
|
|
|
|
◯ |
|
의사소통 |
|
|
|
|
|
|
|
수면 |
|
◯ |
|
|
◯ |
◯ |
◯ |
활력 |
|
◯* |
|
|
◯ |
◯ |
◯ |
피곤 |
|
◯* |
|
◯ |
|
|
|
행복 |
|
|
|
|
|
◯ |
◯ |
인지 |
◯ |
|
|
|
|
|
|
기억력 |
|
◯* |
|
|
|
|
|
사회적 관계 |
|
|
|
|
|
|
|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
|
◯ |
|
|
|
|
|
: EQ-5D에 추가한 영역
◯ :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역(p-value<0.05)
* 시각과 청각, 활력과 피곤을 한 항목으로 구성하였음. 기억력의 경우에도 집중력을 같은 항목으로 구성함
❚ 결론
본 연구에서는 아시아인에 가장 적합한 HRQoL 측정도구를 개발하기 위하여 각국별 FGD 및 참여국간 논의를 거쳐 후보 영역을 발굴하고, 아시아 공통 HRQoL 측정도구를 개발하였다. 우리나라 일반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천장효과분석 및 모형의 설명력을 통하여 EQ-5D의 5가지 영역만으로는 HRQoL의 전반적인 영역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EQ-5D 영역 중에서 자기관리 영역은 EQ-VAS 점수나 주관적 건강상태를 결과변수로 한 분석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새로운 HRQoL 영역으로 활력이나 수면, 행복이 중요한 인자로 확인되었다.
아시아 국가에 적합하게 개발된 도구는 향후 각국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정량적인 비교분석을 통하여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향후 국민건강영양조사 등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정책 자료에 포함됨은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할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문헌
1) Spilker B, editor. Quality of Life and pharmacoeconomics in clinical trials. 2nd ed: Philadelphia Pennsylvania: Lippincott-Raven Publishers; 1996. SPSS Conjoint™ 16.0, 2007 SPSS Inc. USA.
2) Krabbe PF, Stouthard ME, Essink-Bot ML, Bonsel GJ. The effect of adding a cognitive dimension to the EuroQol multiattribute health-status classification system. J Clin Epidemiol. 1999;52(4):293-301.
3) Perneger TV, Courvoisier DS. Exploration of health dimensions to be included in multi-attribute health-utility assessment. Int J Qual Health Care. 2011 ;23(1):52-9.
4) Yang Y, Brazier J, Rowen D, Tsuchiya A, Young T, Longworth L, Valuing a ‘bolt-on’ item on vision for the EQ-5D. 2012. EuroQol meeting poster.
5) Yang Y, Brazier J, Tsuchiya A. Effect of adding a sleep dimension to the EQ-5D descriptive system: a "bolt-on" experiment. Med Decis Making. 2014 Jan;34(1):42-53. Epub 2013 Mar 22.
6) 조민우. 한국형 선호도 기반 건강관련 삶의 질(HRQoL) 측정도구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 한국건강증진재단. 2012.
- Spilker B, editor. Quality of Life and pharmacoeconomics in clinical trials. 2nd ed: Philadelphia Pennsylvania: Lippincott-Raven Publishers; 1996. SPSS Conjoint™ 16.0, 2007 SPSS Inc. USA. [본문으로]
- 2) Krabbe PF, Stouthard ME, Essink-Bot ML, Bonsel GJ. The effect of adding a cognitive dimension to the EuroQol multiattribute health-status classification system. J Clin Epidemiol. 1999;52(4):293-301. [본문으로]
- 3) Perneger TV, Courvoisier DS. Exploration of health dimensions to be included in multi-attribute health-utility assessment. Int J Qual Health Care. 2011 ;23(1):52-9. [본문으로]
- 4) Yang Y, Brazier J, Rowen D, Tsuchiya A, Young T, Longworth L, Valuing a ‘bolt-on’ item on vision for the EQ-5D. 2012. EuroQol meeting poster. [본문으로]
- Yang Y, Brazier J, Tsuchiya A. Effect of adding a sleep dimension to the EQ-5D descriptive system: a "bolt-on" experiment. Med Decis Making. 2014 Jan;34(1):42-53. Epub 2013 Mar 22. [본문으로]
- 조민우. 한국형 선호도 기반 건강관련 삶의 질(HRQoL) 측정도구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 한국건강증진재단. 201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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