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윤지은 부연구위원(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의료기술평가연구팀)
❚ 연구 배경
8년째 류마티스관절염을 앓는 54세 여성 A씨는 통증 때문에 손목과 무릎을 움직이기 어렵다. 병원에서 약을 받아왔으나 통증이 극심할 때만 먹으며 약의 이름과 부작용, 복용방법을 전혀 모른다. 그런데 최근 환자모임에서 만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교육을 받았다는 B씨는 교육 이후 관절 통증과 부종, 우울증이 호전될 정도로 환자교육에서 알게 된 다양한 류마티스관절염 질환관리 정보를 실천하고 있었다.
B씨의 이야기를 들은 A씨는 환자교육을 받고 싶어 한다. 다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과 함께 30분에서 1시간 정도 합병증 관리방법, 약물치료 부작용, 운동방법, 식이요법, 질환정보를 상세히 알고 싶다. 가능하면 종합·대학병원에서 의사에게 환자교육을 받고 싶어 한다.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C씨는 체계적인 환자교육을 하는 데에는 진료시간 부족을 아쉬워하며 환자교육을 도와줄 교육간호사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 C씨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질환교육, 투약교육과 운동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질환관리의 중요성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관절 장애가 발생하고, 호흡기질환, 골다공증,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심뇌혈관 질환 등을 흔히 동반하여 조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또한 류마티스관절염은 장애·합병증,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질병부담이 큰 질환으로, 국내 진료비는 해마다 늘어 2014년 기준 연간 약 1522억 원에 이른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은 당뇨병, 천식, 골다공증 등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현저히 낮다.
완치가 어려운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목적은 질병 진행 억제와 통증 완화 및 관절기능 유지이며 진료시간 이외에 질환, 투약, 운동에 대한 정보제공 및 상담, 행동치료 교육 등의 환자교육을 장기․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질환 관리에 중요하다.
❚ 연구 목적
국내 일부 병원 및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교육 프로그램은 질병 및 치료에 관한 정보전달, 자가관리 프로그램 등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근거를 기반으로 한 구체적인 환자교육의 내용 및 방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또한, 교육내용 등에 대한 그 효과나 권고 및 권고등급이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를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한 가이드라인은 부재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교육의 임상적 효과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고 환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내 현황 및 수요를 확인하였다.
❚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에서 환자교육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까지의 임상연구 문헌을 체계적으로 고찰하고,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와 전문의를 대상으로 환자교육에 대한 경험 및 수요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 연구 결과
⦁ 환자교육 시행 후 3개월 이내에 측정한 단기결과를 분석한 결과, 일상치료군에 비해 환자교육군에서 통증, 부종관절수, 압통관절수, 우울증이 감소하였고, 지식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다.
⦁ 의사 및 환자대상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현재 진료시스템에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와 환자 모두 교육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 교육 현황은 교육시간이 매우 짧고 교육기회가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Ⅰ. 체계적 문헌고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환자교육군과 대조군의 임상적 효과를 비교하기 위하여 체계적 문헌고찰에 최종 선정된 문헌은 총 55편 이었다(국외 49편, 국내 6편). 환자교육 시행 후 3개월 이내에 측정한 단기결과를 분석한 결과, 일상치료군에 비해 환자교육군에서 지식이 증가하였으며, 통증, 부종관절수, 압통관절수, 우울증이 감소하였다.
환자교육 시행 후 추적관찰이 3개월 초과 기준으로 최종 추적관찰 시점에 측정한 값을 장기결과로 정의하고 분석한 결과, 일상치료군에 비해 환자교육군에서 지식이 증가하였으며, 기능적 장애, 압통관절수, 질병활성도, 우울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다. 하지만, 통증과 우울증, 지식을 제외한 대부분의 결과는 문헌간 이질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표 1.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교육 체계적 문헌고찰 분석결과 요약 (환자교육 vs. 일상치료)
분류 |
포함된 문헌수 |
요약통계량 | |||
SMD |
95% CI |
I2 | |||
단기결과(3개월 이내) |
|
|
| ||
통증 (pain) |
9 |
-0.19 |
-0.34, -0.04 |
0 | |
기능적 장애 (functional disability) |
4 |
-0.94 |
-2.29, 0.41 |
94.8 | |
부종관절수 (swollen joint) |
2 |
-0.76 |
-1.33, -0.18 |
61.1 | |
압통관절수 (tender joint) |
3 |
-0.61 |
-0.96, -0.27 |
0 | |
질병활성도 (disease activity) |
3 |
0.39 |
-0.44, 1.21 |
89.1 | |
환자의 전반적 상태 (patient global assesment) |
1 |
-0.07 |
-0.39, 0.26 |
NA | |
심리적 상태 (psychological symptom) |
2 |
-0.79 |
-1.97, 0.38 |
90.7% | |
불안감 (anxiety) |
6 |
-0.43 |
-1.02, 0.15 |
86.3 | |
우울증 (depression) |
10 |
-0.23 |
-0.39, -0.08 |
48.6 | |
지식 (knowledge) |
2 |
0.59 |
0.22, 0.96 |
0 | |
극복력 (coping) |
3 |
1.01 |
-0.57, 2.59 |
92.4 | |
장기결과(마지막추적관찰) |
|
|
|
| |
통증 (pain) |
5 |
-0.56 |
-1.35, 0.22 |
91.5 | |
기능적 장애 (functional disability) |
8 |
-1.79 |
-2.87, -0.71 |
96.6 | |
부종관절수 (swollen joint) |
4 |
-0.27 |
-0.62, 0.08 |
35.4 | |
압통관절수 (tender joint) |
4 |
-0.6 |
-1.07, -0.13 |
62.9 | |
질병활성도 (disease activity) |
3 |
-0.93 |
-1.79, -0.06 |
89.8 | |
환자의 전반적 상태 (patient global assesment) |
2 |
0.37 |
-0.20, 0.94 |
64.3 | |
심리적 상태 (psychological symptom) |
2 |
-1.98 |
-4.43, 0.47 |
96.4 | |
불안감 (anxiety) |
6 |
-0.36 |
-0.89, 0.16 |
83.4 | |
우울증 (depression) |
8 |
-0.47 |
-0.89, -0.06 |
83 | |
지식 (knowledge) |
1 |
0.98 |
0.43, 1.52 |
NA | |
극복력 (coping) |
5 |
-0.21 |
-0.44, 0.01 |
0 |
SMD : standardized mean difference
95% CI: 95% confidence interval
Ⅱ. 수요도 조사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746명(19개 병원)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교육 경험률은 29.4% (남자 24.5%, 여자 30.2%) 이었고, 이 중 4주이상 체계적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은 7.4% 이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교육 필요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86.4%가 ‘필요하다’ 또는 ‘매우 필요하다’라고 응답하였고, 향후 환자교육이 생긴다면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환자는 80.4% 이었다. 환자가 선호하는 회당 교육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미만’이 50.2%로 가장 많았고, 교육방법은 1:1교육(28.3%)에 비해 그룹 교육(38.4%) 또는 단체강의(42.3%)를 선호하였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소속 전문의 165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수행한 결과, 전문가 10명 중 2명(24.2%)만이 환자교육을 5분 이상 제공하고 있었다. 5분 이내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의사 125명에게 교육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질문한 결과, ‘교육할 시간이 없어서’라고 응답한 사람이 58명(46.4%)이었고, 교육을 도와줄 인력부족이 29명(23.2%)이었다. 환자교육의 컨텐츠 중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1순위는 ‘질환교육’이었고, 2순위는 ‘투약교육’이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운동교육’, ‘주사 및 처치’, ‘질병활성도 평가’, ‘영양교육’ 순이었다.
표 2. 환자교육 경험여부 및 필요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항목 |
답변 |
전체
(n=746) |
남자
(n=111) |
여자
(n=635) |
|||
N |
% |
N |
% |
N |
% |
||
환자교육 경험 여부 |
예 |
217 |
29.4 |
27 |
24.5 |
190 |
30.2 |
아니오 |
522 |
70.6 |
83 |
75.5 |
439 |
69.8 |
|
환자교육 필요성 |
매우필요 |
311 |
42.2 |
36 |
32.4 |
275 |
43.9 |
필요 |
326 |
44.2 |
59 |
53.2 |
267 |
42.7 |
|
보통 |
73 |
9.9 |
11 |
9.9 |
62 |
9.9 |
|
불필요 |
24 |
3.2 |
3 |
2.7 |
21 |
3.3 |
|
매우 불필요 |
3 |
0.4 |
2 |
1.8 |
1 |
0.2 |
|
향후 환자교육 참여 의향 |
예 |
591 |
80.4 |
90 |
81.8 |
501 |
80.2 |
아니오 |
144 |
19.6 |
20 |
18.2 |
124 |
19.8 |
표 3. 환자교육 시행현황 및 필요성: 류마티스관절염 전문의 대상
항목 |
답변 |
전체 (n=165) |
남 (n=113) |
여 (n=52) | |||
n |
(%) |
n |
(%) |
n |
(%) | ||
환자교육 시행여부 |
전혀 하지 않음 |
22 |
(13.3) |
14 |
(8.5) |
8 |
(4.8) |
5분 이내 |
103 |
(62.4) |
76 |
(46.1) |
27 |
(16.4) | |
5-10분 이내 |
32 |
(19.4) |
17 |
(10.3) |
15 |
(9.1) | |
10-30분 이내 |
7 |
(4.2) |
5 |
(3.0) |
2 |
(1.2) | |
30분 초과 |
1 |
(0.6) |
1 |
(0.6) |
0 |
(0.0) | |
환자교육 장애요인* |
교육할 시간이 없어서 |
58 |
(46.4) |
40 |
(44.4) |
18 |
(51.4) |
교육을 도와줄 인력이 부족해서 |
29 |
(23.2) |
23 |
(25.6) |
6 |
(17.1) | |
필요성을 못 느껴서 |
3 |
(2.4) |
3 |
(3.33) |
0 |
(0.0) | |
결측 |
35 |
(28.0) |
24 |
(26.7) |
11 |
(31.4) | |
환자교육의 필요성 |
필요하지 않다 |
3 |
(1.8) |
3 |
(1.8) |
0 |
(0.0) |
약간 필요하다 |
9 |
(5.5) |
4 |
(2.4) |
5 |
(3.0) | |
매우 필요하다 |
153 |
(92.7) |
106 |
(64.2) |
47 |
(28.5) |
* 환자교육 시행여부 항목에서 ‘전혀 하지않음’/ ‘5분이내’ 응답자 대상
❚ 결론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및 의사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현재 진료시스템에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와 환자 모두 환자교육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교육의 기회가 불충분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체계적인 문헌고찰을 통해 환자교육이 환자의 통증관리 뿐 아니라, 불안, 우울감 감소, 심리적 증상개선과 정서적 지지를 통해 관절의 기능 개선과 질병활성도가 호전됨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환자교육이 진료시스템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확충, 환자교육 시간 보장 등 관련 제도개선이 필요하며, 표준화된 교육프로그램개발 또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의료상황을 반영한 정책적 근거 보완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국내환자를 대상으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교육프로그램의 방법과 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타당성(validation)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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