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원대한 주임행정원(경영관리팀)


  날짜: 2017. 9. 23. (토)                                                날씨: 뜨거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경영지원실 경영관리팀                          이름: 원대한



† 기소개


나는 아들 하나를 가진 아빠다. 아들 이름은 원준, 16개월에 접어들었다. 준이는 다른 아이에 비해 참 얌전한 아이인 것 같아서 아이 키우는 게 조금이나마 편한 것 같다. 다만 맛있는 게 떨어지면 그렇게 울고 소리를 지르는데 무섭고 겁난다.


아빠를 좋아해서 나랑 단 둘이 있어도 잘 놀고 괜찮은데 밤에 재울 때랑, 밤잠을 자다가 일어났을 때는 아빠가 소용이 없다. 그렇게 어르고 달래도 엄마가 아니면 소용이 없으니 조금은 섭섭하다.

너무 귀엽고 이쁜짓을 하고 사랑스러우니 벌써 걱정이 된다. 조금만 더 커도 이 귀여움이 사라지겠지. 역시 하나를 더 낳아야 되나? . 이기적인 아빠다. 결혼하고 전 직장의 아동심리학 박사님이랑 술 마실 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당시 와이프의 할머니가 언제 돌아가실지 몰라서 아기를 빨리 낳을까 고민중이라고 하니 박사님 왈 아이를 누굴 위해서 낳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아기의 개체를 존중하지 않는 무지한 생각이다.’, 오늘도 나를 반성한다.



†  준이와의 하루


(오전 9:00 ~ 10:30) 주말아침 늦잠은 국가가 나에게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지만, 준이는 어김없이 9시면 혼자 일어나서 웃고 있다. 잠이 부족하면 찡찡거려서 다시 재우면 되지만 저렇게 웃고 있으면 잠을 충분히 자서 아주 기분이 좋은 거다. 다시 재우는 것도 소용이 없으니 일단 웃는 준이 얼굴은 감상하고, 재빨리 아침준비를 한다.

아침죽을 데울 동안 기저기를 갈고 준이랑 놀아주다 아침을 먹인다. 원 녀석도 그렇게 맛있게 먹으니 나까지 배고파 진다. 보통 아침은 빵을 먹는데 준이가 보면 달라고 울기 때문에 뒤돌아서 몰래 조금씩 먹는다.

아침을 다 먹이면 소화를 시키면서 똥을 기다린다. 준이의 등을 조금 두드리고, 트림을 하고, 조금 놀아주다 보니 어느새 구수하다 못해 독하디 독한 똥냄새가 난다. , 오늘은 어떤 똥을 쌌나 볼까? 아싸 황금 똥이다. 아주 상태가 좋군. 재빨리 엉덩이를 물티슈로 닦고 세면대 가서 비누로 엉덩이를 씻긴다.


(오전 10:30 ~ 11:30) 오늘은 교회 장로님 딸의 결혼식이 여의도에서 12시에 있다. 이제 나갈 준비를 한다. 준이 짐을 챙기고, 외출복을 갈아입힌다. 준이가 놀 동안 나도 나갈 준비를 한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옷을 입는다. 훗, 나란놈은 참 멋있군. 거울에 비친 모습에 취해있을 때 어김없이 자신을 봐달라며 준이가 나에게 걸어온다. 그래 빨리 나가자.


(오전 11:30 ~ 14:00) 오늘은 와이프가 운전을 해서 결혼식장으로 갔다. 최근 운전을 하면서 성질이 나빠지는 나를 본 와이프가 나를 위해 운전대를 잡아 주었다.

결혼식장에 도착해서 결혼식을 보고 피로연장으로 갔다. 이제 다시 전쟁의 시작이다. 준이가 나를 닮아 식탐이 세서 자기 밥보다 맛있어 보이는 뷔페음식들을 보면 더 징징거리기 때문이다. 조심스레 싸온 준이 밥을 준비하고 먹이지만, 역시나... 휘황찬란한 뷔페음식 앞에 자신의 밥은 너무 초라하니 유모차 위에서 발라당 뒤집어 진다.

어떻게 해서든 준이 밥을 먹이려 하지만 내가 졌다. 이 아빠가 넓은 마음으로 아들에게 져줬다. 준이가 먹을만한 뷔페음식을 찾는다. 순하고, 간이 세지 않고, 양념이 안 되있는 밥, 과일, 국수 등을 가져와 먹인다. 잘 먹는다. 과일이 끝도 없이 들어간다. 이미 배는 한계에 다다른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는데 계속 먹는다. 그만 먹어라 이놈아


(오후 18:00 ~ 19:00) 집에와서 2시간정도 준이와 같이 낮잠을 자고 다시 나갈 채비를 한다. 나의 어머니가 암투병으로 중대병원에 입원해있기 때문에 준이와 병문안 갈 준비를 한다. 준이는 할머니 병원에 2주만에 가는 것이다. 아이가 병원에 오는 것이 좋지 않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고자 잘 데려가지 않지만 오랜만에 보여드리고 싶어서 간다. 최근 들어서야 준이가 스스로 걷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병원에 가서 할머니를 보니 준이가 할머니한테 걸어가 할머니 다리를 감싸 안았다. 고맙다. 준아. 할머니에게 기쁨을 줘서. 아마 그 느낌을 간직하면서 병원생활을 힘내시겠지. 니가 할머니에게 웃어준 모습, 이쁜짓 하는 모습을 간직해주실 거다. 저 모습을 보니 이기적일 수는 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손자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감사해졌다.



†  마무리


아이를 키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나는 퇴근 후와 주말에만 애를 보지만, 와이프는 평일에 하루종일 얘를 보니 얼마나 힘들지 예상이 된다빨리 아빠의 육아휴직 수당이 많이 올라서 육아휴직을 쓰고 싶다. 집안일도 더 하고, 얘도 더 보고, 애와 함께 놀러다니고 싶다.


 



※ 열심히 일기를 써주신 경영관리팀 원대한 선생님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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