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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수첩/보건의료근거연구

[알기 쉬운 NECA 연구] 치매 조기진단의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 원탁회의

 

원탁회의의 배경

 

어떤 일이나 전화번호 등이 기억이 나지 않을 때, ‘! 치매에 걸렸나?’라는 말을 해본 적이 있으실 텐데요. 그건 단순히 기억이 안 나는 것이지 치매는 아닌거죠~^^ 치매라는 것은 정상적이던 지능이나 뇌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저하되는 질병입니다. 치매환자의 경우 기억 및 이해의 소실, 계산능력 저하, 언어능력 장애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치매의 원인은 알려진 것만 80~90 가지일 정도로 다양한데요,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는 것이 혈관성치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입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환자의 50%에 해당할 만큼 많이 발생됩니다.

최근 국내 상황을 보면, 65세 이상 인구 100명 중 6명이 치매를 앓고 있고, 80~84세의 고령의 인구에서는 10명 중 2명에서 치매가 발병한다고 하니 굉장히 흔한 질병 중 하나임에 틀림없습니다. 또 치매 환자를 위해 지출되는 비용도 상당히 높아 치매 노인 1명의 진료 및 관리를 위해 드는 비용이 1년에 천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치매를 일찍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약물 치료를 한다면 8년 후 연간 1조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하네요.

저희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기진단이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전문가들이 모여서 치매를 일찍 발견하는 것에 대하여 논의하는 원탁회의를 열었습니다.

 

치매에 대한 기본정보는 링크(클릭)를 참조해 주세요.

 

용어 설명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원탁회의「NECA 공명」은 보건의료분야의 사회적 쟁점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그 가치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점을 모색해가는 공론의 장으로, NECA는 2009년 설립 이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보건의료 현안에 대한 원탁회의를 개최함으로써 합리적 의사결정과 이를 근거로 한 정책대안 마련을 도모해왔다.  

 ‘공명’은 남의 사상이나 감정, 행동에 공감하여 그같이 따르려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NECA는 원탁회의를 통해 사회적인 공명을 이끌어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원탁회의의 방법

 

첫 번째 순서로 4명의 임상전문가 선생님께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단법에 대하여 발표하시고, 그 다음으로 임상전문가와 보험정책결정자 4분의 패널께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조기진단이 가능한가에 대하여 열띤 토론을 진행하셨습니다(1).

 

 

[1] 원탁회의 주제발표 제목 및 주제발표자, 토론자 명단

 

 

패널 분들의 자유토론이 끝난 후에는, 관련 학회 회원들이 발표자와 패널들에게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회의 결과

 

<주제발표 내용>

-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법

치매 의심환자는 보호자 면담과 환자 면담을 통하여 기억장애, 언어장애, 시공간능력장애, 판단력/문제해결능력, 성격변화 및 이상행동, 일상생활장애 여부를 조사하게 됩니다. 그 다음 간이정신상태검사(Mini-mental State Exam, MMSE), 치매척도검사(Clinical Dementia Rating, CDR), 전반적 퇴화척도(Global Deterioration Scale, GDS)와 같은 검사법을 통해 전반적인 인지장애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2참조), 경심리검사를 실시하여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계산능력, 시공간능력, 언어적 기억력(즉시기억, 지연기억, 재인), 시각적 기억력(즉시기억, 지연기억, 재인), 전두엽기능 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검사들을 통해 치매 환자로 판별이 되면 치매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신체 및 신경학적 검진을 수행하고(3 참조) 과거에 앓았던 질병이나 복용했던 약물이 있는지, 가족 중에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은 없는지 등을 조사하고 이와 더불어 2차적 치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 실험실적 검사와 뇌영상 검사를 실시합니다. 실험실적 검사는 주로 다른 질환과 치매를 구분하기 위해 실시하며 혈액검사, 갑상선기능검사, 매독검사, 유전자검사 등이 행해지고, 때에 따라서는 뇌척수액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영상검사에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FDG-PET/CT, Amyloid-PET/CT 등이 있습니다(용어에 대한 설명은 맨 아래 부분을 참고해 주세요!).

 

[2] 대표적인 인지장애 검사법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간이신경검사로 시간지남력, 장소지남력, 기억등록, 주의집중 및 계산, 기억회상, 언어 및 시공간 구성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0점 만점임

 치매척도검사(CDR): 기억력, 지남력, 판단력과 문제해결능력, 사회활동, 집안생활과 취미, 위생 및 몸치장 항목으로 CDR 0~5점으로 평가

 전반적 퇴화척도(GDS): 임상의가 환자와 보호자 면담을 통해 인지장애정도 판단. GDS 1~7점으로 평가

 

[3] 대표적인 신경심리검사법 

 치매신경심리검사(CERAD-K): CERAD 평가집은 미국 내 16개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의 연구자로 구성된 연구협의체인 CERAD가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치매 진단평가 도구임. 한국판 CERAD 가집(CERAD-K)은 이를 토대로 1995년부터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치매클리닉을 비롯한 국내 9개 기관, 12명의 치매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약 7년 동안의 노력을 통해 개발되었음

 서울신경심리검사(SNSB): 환자가 기억력이나 언어장애, 시공간능력의 장애 등을 보일 때, 이러한 변화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정상적인 인지기능의 저하인지, 혹은 치매의 초기 단계에 발생하는 인지적 결함인지를 확인할 수 있음

 

-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에 대한 MRI의 유용성

알츠하이머 치매를 영상의학적으로 진단하는 방법에는 의 크기나 형태에 문제가 없는지 검사하는 구조적 영상촬영과, 뇌의 기능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기능적 영상촬영 방법이 있습니다(4).

 

[4] 조적 영상촬영과 기능적 영상촬영 비교 

 

- 치매 진단에 있어 뇌 FDG-PET 검사의 진단적 유용성 평가

2013년에 NECA 연구사업으로 치매진단에 있어 뇌 FDG-PET 검사의 진단적 유용성평가연구를 체계적 문헌고찰과 환자등록자료 분석 방법으로 수행하였습니다 (6). 기억장애성 경도인지장애(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맨 아래 부분을 참고하세요!!) 환자에서 FDG-PET 검사가 유용하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발표된 문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진단의 진단 정확성 측면에서는 FDG-PETMRI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 체계적 문헌고찰과 환자등록자료 분석 

 체계적 문헌고찰: 특정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들을 검색하고, 사전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문헌검토를 진행하는 연구방법

 환자등록자료 분석: 특정 질병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한 환자의 병원의무기록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연구방법

 

- FDG-PET 이외의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한 최신 뇌영상 검사법

치매의 조기진단을 위해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가장 두드러진 병리학적 특징인 아밀로이드반(amyloid plaque)과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 형성을 이용한 amyloid-PET 이나 tau-PET등의 영상의학적 진단방법이 개발되었으나, 아직 데이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유용성을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토론 내용>

-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진단의 필요성

FDG-PET은 현재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다른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운 환자나 기억장애성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FDG-PET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검사의 유용성도 연구 결과가 있어야 판단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환자분들에게 이 검사가 유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사결정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만큼의 데이터가 모일 수 있도록 검사 시행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조기진단의 한계

조기진단 검사를 통하여 진단하고 싶은 환자는 경도인지장애인데 실제로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기억력 장애가 가장 주요 증상으로 어느 정도의 기억력 감퇴는 일반적으로 노인에서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오늘 논의한 여러 검사를 이용해서 경도인지장애를 진단했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의 해석이 불명확할 수 있음을 주의하여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조기진단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조기치료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알츠하이머 치매에는 조기치료 방법이 없습니다. 사실 아무리 진단을 잘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근치적인 조기 치료방법이 없다면 그 가치는 높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한계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치매 진단을 위해서 FDG-PET을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적용해야 할까요?

FDG-PET을 건강검진 목적으로 시행한다면 치매의 조기진단에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진단을 목적으로 FDG-PET을 사용하겠다면, 현재까지 어떤 분들을 대상으로 어떤 시점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근거가 불충하므로 건강보험급여 적용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FDG-PET은 보장성강화 측면에서 암 및 기타 질환에 급여적용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으나 무증상 환자에게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 진단하는 부분까지 포함시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오늘 논의된 치매진단을 위한 FDG-PET’2012년에 건강보험공단의 국민참여위원회에서 토의안건 항목으로 상정되었는데 급여우선순위에서는 매우 낮게 평가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건강보험 급여정책 결정에 있어서도 소비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들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결론 및 제언>

FDG-PET의 경우 워낙 고가의 검사이다 보니 적은 비용으로 실시할 수 있는 다양한 선별검사방법이 연구·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검사비용을 과다 지출하는 현재의 의료환경을 재정비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원탁회의는 임상전문가와 정책결정자들이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진단과 관련된 객관적인 근거들을 공유하고, 알츠하이머 치매의 조기진단 가능성 및 유용성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FDG-PET의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진단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적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책결정자와 임상전문가 사이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였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탁회의를 통해 여러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조기진단을 위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데 유용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6] 원탁회의에서 전문가간 합의된 사항과 합의되지 않은 사항 

 

용어 설명 

경도인지장애: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며,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되어 있어 아직은 치매가 아닌 상태를 의미합니다. ,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겠죠.

 Brain MRI: 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의 뇌구조 변화(내측두엽 위축) 확인과 경도인지장애(MCI)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것인지 예측하는데 유용할 수 있습니다.

 FDG-PET: 조기발현형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 MRI로는 진단하기 어려우나 FDG-PET에서는 포도당 대사 감소를 알 수 있어 진단 가능. 또한 치매의 원인 병리 확인, 조기진단, 원인 치료의 반응 및 부작용 평가 등 에 활용될 수 있어요.

 Amyloid PET(PIB PET): 아밀로이드 병리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알츠하이머 치매와 전두측두치매를 감별할 수 있음. 이와 더불어 알츠하이머병과 피질하혈관성 치매가 혼합되어 있는 혼합성 치매를 감별할 수 있어 예후 예측이나 치료에 유용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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