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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NECA/언론보도

[청년의사] “토종 유망 신의료기술 전무한 현실 안타깝다”

“토종 유망 신의료기술 전무한 현실 안타깝다”   

 [인터뷰]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채민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연구팀장



  • 언론사 | 청년의사

  • 기자명 | 박기택

  • 보도일시 | 2014. 7. 29.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신개발 유망의료기술 탐색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초기 의료기술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고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심혈관 질환의 치료’, ‘폴리우레탄 지지체를 이용한 반월상 연골 부분이식술’ 등이 그 대표적인 예. 이 보고서들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의료기술의 현재까지의 임상적 근거와 해외에서의 사용, 도입 비용 등을 정리한 것으로 새로운 의료기술들에 목말라 있는 의료진들이 충분히 관심을 기울일만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보고서들은 이미 국내에서도 일부 병의원이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기술들을 다루고 있어, 향후 해당 기술들의 확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에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보의연 신채민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연구팀장에게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신개발유망의료기술탐색연구팀‘이 하는 일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전 세계적으로 막 개발이 완료돼 인허가가 진행 중이거나 임상연구 마지막 단계에 있는 의료기술,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을 그 대상으로, 장차 환자 및 국내외 의료계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이 큰 기술을 우선순위화해서 선별하고, 현재까지의 임상적 근거 분석 및 관련 전문가 자문을 거쳐 도출된 결과를 확산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국제 신개발 유망의료기술 탐색 네트워크인 EuroScan에 회원으로 가입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해외 선험국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 도입 예정인 의료기술에 대한 분석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올해에는 신개발 유망의료기술 탐색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업무 매뉴얼이라 할 수 있는 NECA Horizon Scanning Toolkit을 개발했으며, 이들 토대로 상반기에 유망의료기술 4건에 대한 분석을 완료했다. 분석보고서에는 관련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포함해 현재까지의 안전성 및 유효성 등에 대한 임상적 근거, 국내·외 비용관련 정보 및 해당 기술이 우리 의료 환경에 미칠 사회적 영향력 등이 담겨 있다.


Q. 이 시간에도 수많은 의료진들이 새로운 기술들을 시도한다. 이들 중 ‘유망의료기술’을 어떻게 구분하나?


신개발 의료기술은 개발단계의 의약품, 의료기기, 의료기술 중 1~5년 이내에 국내 의료현장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의료기술을 말한다. 근거는 일부 부족하지만 사회적 파급력 및 질병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관련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R&D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의료기술을 유망의료기술이라 정의 내리고 있다. 참고로 신개발 유망 의료기술은 우리원 의료기술평가 전문가 풀(pool)을 활용해 우선순위 선정 기준(질병부담, 혁신성, 경제적 효과, 임상적 효과, 수용 가능성, 사회적 효과, 근거의 양)에 따라 선정된다. 이들에 대한 평가는 질병배경 및 질병부담, 의료기술 상세설명, 대체치료법 및 기등재 의료기술, 안전성, 유효성, 국내외 비용관련 정보, 현재 진행연구 등의 내용 등을 작성한 후,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포함시켜 보고서화하고 최종적으로 동료심사를 받아 확정한다.


Q. 최근 4건의 보고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4건의 의료기술을 가장 먼저 선정한 배경은?


올해 의료계 전문가 검토를 통해 신개발 유망의료기술로 선정된 의료기술은 ‘기관지 열성형술’, ‘신장신경차단술’, ‘폴리우레탄 지지체를 이용한 반월상 연골 부분이식술’,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심혈관 질환 치료법’으로 총 4건이다. 이 의료기술들은 모두 관련 질환의 질병부담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대체치료법의 부재로 인해 도입될 경우 사회적 효과가 크고, 장기적으로 볼 때 환자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감소될 경향이 커서 선정된 사례다.


Q. 해외에서도 이 같은 시스템이 있는지. 있다면 관련 기관과의 연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의료기술평가 선진국인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신개발 유망의료기술 탐색사업을 통해 장차 도입될 의료기술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보고서화 해 발행할 뿐만 아니라, EuroScan이라는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이 네트워크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매년 2번 이상의 정기미팅을 포함해 온라인으로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교류 및 협력업무가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 열릴 가을 정기미팅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NECA Horizon Scanning Toolkit과 발간되는 4건의 신개발 유망의료기술 보고서를 공유할 예정이다.(EuroScan는 신개발 유망 의료기술 탐색 활동을 수행하는 국제적 네트워크로 현재(2014년 6월) 14개국 18개 기관이 참여해 새롭게 개발된 의약품, 의료기기, 의료행위 및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분석정보 등을 교환하고 해당 정보를 전세계 이해관계자, 정책결정자 및 연구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보고서에서 나온 결과들이 실제 정책(보험급여, 신의료기술 인정, 허가 등)에 영향을 미치나? 앞서 언급된 다른 국가들은 어떤지.


아직까지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 다만, 각각의 유망 의료기술에 대한 현존하는 근거를 모두 분석해 제시할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 의료전문가들의 자문 및 관련 국내외 가격정보가 제시되기 때문에 보건의료정책결정자, 보험자들이 실제 관련 업무 수행 시 참고자료로서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해외에서도 보험자들이 급여 여부 등을 결정할 때 신개발 유망의료기술 분석보고서를 참고자료 중 하나로 활용한다고 들었다.


Q. 이 같은 정보들이 의료계나 산업계에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나.


유망한 의료기술은 국내 도입을 촉진하고, 근거가 추가로 필요한 기술은 사전에 국제적으로 정보를 함께 공유해 근거창출 촉진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한다. 즉, 국내 신의료기술 개발과 임상시험 진입, 그리고 임상시험 진입과 보험권 진입 각각에 있어서 원활한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게 실질적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수행하고 있는 신개발 유망의료기술 분석보고서 발간 외에 국내 신기의료술의 R&D 단계부터 해당 기술의 임상적 유용성에 관한 자문을 포함해 임상시험 설계 및 지표설정 등에 대해 방향과 지침을 줄 수 있는 ‘Preconsultation’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이와 관련한 도입안을 본원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와 논의해 구상 중에 있다. 이밖에도 해외 유망 의료기술에 대한 분석자료를 국내 소개해 많은 개발자들이 해당 정보로부터 영감을 얻어 관련 분야에 안정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Q. 관련 사업을 진행하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구원에선 국내 유망의료기술을 R&D 관련 기관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 국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해외 의료기술평가기관들과 이를 공유해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려고 했다. 그러나 국내·외 84개 정보원을 탐색하고, 국내 유관학회와 산업체(관련 협회 포함)로부터 받은 개발정보를 분석한 결과, 국내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개발된 순수 국내 의료기술은 없었다. 외국 기술을 변형한 국내기술이 일부 있었으나 대부분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하거나 1~5년에 국내 시장에 도입가능성이 없는 개발 아이디어에 관한 내용뿐이었다. 그러다보니 일부에선 이런 국내 개발 상황을 모르고 왜 해외 기술만 선정했느냐, 뭘 위해서 하느냐 등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개발 유망의료기술을 탐색하는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 비록 현재는 해외 기술에 대한 분석보고서가 나오지만, 머지않아 견고한 임상적 근거가 있는 순수 국내기술들이 우리 신개발 유망의료기술 탐색활동에 발견되고 이를 통해 분석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