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들 가운데 약 절반 정도가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1년 연장시키는 치료에 대해 5,000만원의 비용을 부담할 가치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릴리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리서치 전문기업 GFK와 함께 암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암 치료에 대한 지식과 태도, 보건의료 시스템 및 환자 관여도에 대한 암 인식도 조사 결과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18세 이상 일반인 500명과 암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및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진행됐으며, 2012년 일라이 릴리에서 진행된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일본을 포함한 선진 6개국 ‘PACE 암 인식도 조사’ 에 이어 진행된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들은 암 퇴치를 위한 지난 20년 간의 한국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과 성과에 대해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대다수 응답자가 새로운 항암 치료제 신약을 이용하게 되기까지 너무 오랜 기간이 소요되며, 국민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해야 새로운 항암제 신약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암 진단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서 일반인 5명중 2명은 '암 진단이 사망선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반면, 암 환자들은 응답자의 51%가 '암 진단이 사망 선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해 환자들이 암에 대해 더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은 암으로 진단받게 될 경우 암이나 치료로 인한 통증(75%), 병이 가족과 친구에게 미칠 영향(73%)이 가장 우려된다고 응답한 반면 암 환자들은 일을 계속하기 불가능한 상황(69%)을 가장 우려한다고 답했다.
국내 암 환자 10명 중 6명이 지난 20년간 암 퇴치를 위한 한국의 의료환경 개선 상황과 발전에 대해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변해 일반인들의 만족도(39%)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을 발견해 연구개발하는 데 실제 소요되는 비용인 1조원이라고 정확하게 예상한 응답자는 4%에 불과했고, 새로운 항암제가 처음 발견되는 시점에서 의약품으로 환자에게 처방될 수 있는 시점까지 10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정확하게 예상한 응답자도 8%에 불과했다.
일반인 응답자의 45%가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1년 연장시키는 치료에 5,000만원의 비용을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답변했다.
2억원 또는 그 이상의 비용부담 가치가 있다고 답변한 일반인도 8%였다.
생명을 연장하는 고가의 치료 비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상당수(79%)가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부담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앞서 2012년 실시한 ‘PACE 암 인식도 조사’에서는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의 경우 일반인의 40%, 미국은 일반인의 24%가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1년 연장시키는데 2억원 또는 그 이상의 비용부담 가치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릴리의 폴 헨리 휴버스 사장은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까지 생존시 3명중 1명이 암에 걸릴 정도로 암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에 비해 암에 대해서 낙관적인 태도를 갖고 있고, 현재 의료환경과 향후 암 연구 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다"며 "다만 항암제 접근성 문제나 임상시험 참여 기회 등에 있어서는 암 환자들이 아쉬움과 우려를 가지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의료진, 제약업계 등 각 전문가들의 시급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표한 '보건의료 의사결정에서 비용-효과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삶의 질을 반영한 1년의 수명연장을 위한 가치(1 QALY)를 위해 평균 3,050만원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의연 조사결과에 따르면 질환 상태에 따른 1 QALY당 최대 지불의사금액을 보면 경증 2,051만원, 중등증 3,072만원, 중증 4,028만원, 말기질환 3,235만원, 즉시사망 2,974만원 등이었다.
예방을 제외한 경증에서 즉시사망까지 건강시나리오를 포함한 경우 우리나라 성인은 1년 수명연장을 위해 평균적으로 최대 3,050만원까지 지출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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