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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수첩/보건의료근거연구

[Vol.6 10월호] 알기 쉬운 EBM :: 경제성 평가의 효과 추정

 

 

 

    글 신상진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기획단 성과확산팀)

 

 

| 경제성 평가

 

경제성 평가란 서로 대안적인 프로그램들을 비용과 효과 양 측면에서 동시에 비교분석하는 것이다(Drummond 등, 2005[각주:1]). 이와 같은 경제성 평가의 정의로부터 경제성 평가의 두 가지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하나는 선택과 관련된다는 것, 다른 하나는 투입(input)과 산출(output)을 모두 다룬다는 점이다. 따라서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투입과 산출을 모두 평가하지 않은 영역(A, B, C, D)과 비교대안이 존재하지 않은 영역(E)은 부분평가(partial evaluation)로 볼 수 있고, F 영역(회색)에 해당하는 것만 경제성 평가라고 할 수 있다.

 

1. 보건의료평가의 특성구분

 

투입과 산출이 모두 평가되었는가? 

 아니오

 

 2개 이상 대안간의 비교가 이루어지는가?

 아니오

효과만 평가

비용만 평가

 A. Outcomes description

 C.Cost description 

 E. Cost-outcome description 

 

 B. Efficacy or Effectiveness evaluation

D. Cost analysis

F. Economic Evaluation

 

 

| 경제성 평가에서 효과지표

 

경제성 평가에서 효과(effectiveness)는 해당 중재(intervention)의 산출물을 의미한다. 이 때 효과는 평가 대상이 되는 중재의 궁극적 목표 달성 정도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지표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임상적 효과의 개선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단순한 생화학적 표지의 변화는 경제성 평가의 결과지표로 적절하지 못하다. 따라서 관련 외국 가이드라인들(NICE, 2008[각주:2]; CADTH, 2006[각주:3]; PBAC, 2008[각주:4])에서도 경제성 평가에서 해당 중재의 최종 결과물(final outcome)을 결과지표로 설정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사망률 감소, 재발률 감소 등이 그러한 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최종 결과에 대한 자료를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중간결과지표 역시 효과의 한 형태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간결과지표를 비용효과분석의 결과지표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중간결과와 최종결과간의 일관되고 강한 연관성이 입증되었거나 중간결과가 결정의 기초로 간주될 수 있도록 중간결과 그 자체로 가치를 가져야 한다. 이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제성 평가를 활용할 의사결정자 측면에서 적절한 지표인가이다. 즉 결과지표 한 단위의 증가가 가지는 임상적, 경제적 함의를 지닐 필요가 있어야 한다.

 

| 경제성 평가에서 효과추정 자료원

 

효과를 추정할 자료를 어디에서 구하느냐는 결국 경제성 평가의 전체적인 질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효과를 추정한 자료원의 질이 낮고 편향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면 다른 분석방법이 적절하다 할지라도 타당한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연구목적에 부합하는 양질의 자료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결과에 대한 연구자의 선입견에 의해 편향된 자료가 이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자료원 선택과정이 체계적이고 선택에 이르게 된 과정이 명시적으로 설명되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국내 의약품 경제성 평가 수행현황(배은영 등, 2005)에서 효과 추정에 사용된 자료원의 질이 지적된 바 있다.[각주:5] 국내에서 이루어진 양질의 임상시험 자체가 드물다는 어쩔 수 없는 한계와 함께 상당수의 경제성 평가 연구들에서 다른 자료원에 대한 검토 과정 없이 바로 일개병원의 자료만을 대상으로 평가를 하거나 심지어 단순한 가정에 의존하여 상황을 분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에는 경제성 평가에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및 성과연구(outcomes research)방법의 활용을 통해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하려는 노력들이 있다.

 

| 건강관련 삶의 질(Health Related Quality of Life, HRQoL)


사망률 감소를 통한 수명연장 이외에도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 역시 해당 중재가 의도한 결과일 수 있다. 이렇듯 건강관련 삶의 질이 중요한 결과물인 경우, 해당 중재가 삶의 양과 삶의 질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양 측면의 효과를 모두 통합하는 공통 결과 단위를 필요로 할 때 이를 고려하는 비용-효용분석(cost-utility analysis)을 시행하게 된다. 이러한 건강관련 삶의 질을 측정하는 도구들이 여럿 개발되어 있는데 측정범위에 따라 크게 특이적 도구(specific instrument)와 일반도구(generic instrument)로 구분할 수 있다. 특이적 도구는 특정 대상이 갖고 있는 문제들의 개선정도를 적절히 평가할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이 되어 해당 대상에서 반응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도구는 모든 질환, 인구집단에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서로 다른 질병군간의 비교를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측정방법에 따라서는 크게 직접측정방법과 간접측정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접측정방법은 시각 아날로그 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 표준도박법(standard gamble, SG), 시간교환법(time trade off, TTO)등이 있으며 기 측정된 선호체계를 이용하는 방법에는 EQ-5D, HUI, SF-6D 등이 있다. 기개발도구 중 EQ-5D가 국내 일반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측정된 선호체계가 존재하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도구 중에 하나이다. EQ-5D는 서유럽 지역 연구자들의 컨소시엄인 EuroQoL에서 개발된 도구로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 불안, 우울 5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도구에 비해 구조가 매우 간단하고 설문소요시간이 짧다는 것이 장점인 동시에 반응성이 낮다는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이에 2010년 EQ-5D-5L 한국어판이 개발된 바 있으며 현재 EuroQoL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협력과제[각주:6]를 통해 EQ-5D-5L 국내선호체계를 개발 중에 있다.

 

| 질보정수명(Quality Adjusted Life Years, QALYs)

 

질보정수명(QALYs)은 질병치료로 연장된 생존기간에 생존기간 동안 경험하는 건강상태의 질을 보정하여 계산한다. 앞서 언급한 건강관련 삶의 질 도구를 이용하여 질 가중치를 도출하게 된다. 이 때 질 가중치는 각 건강상태가 개인에게 주는 효용의 정도를 표현한 것으로 죽음(0), 완전한 건강(1)을 기준으로 하여 0-1사이에서 구간척도로 표현된다.

질보정수명(QALYs)은 포괄적인 최종결과지표로 보건의료분야의 여러 대안적 프로그램과 비교가 가능하게 되는 점에서 다른 임상효과지표에 비해 장점이 있다. 반면, 질보정수명은 질 가중치가 상태의 지속기간에 독립적인 것으로 간주된다든가 모든 질보정수명(QALYs)은 동등하다고 하는 등의 가정을 하는 제한점이 있다. 이러한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해 DALYs(disability adjusted life years), HYEs(healthy years equivalents), SAVEs(saved young life equivalents) 등의 지표가 개발되었으나 아직 검토 중으로 현재까지 질보정수명(QLAYs)가 가장 널리 사용되는 효과지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1. 1) Drummond MF, Schulper M, Torrance GW, O'Brien B, Stoddart GL. Methods for the economic evaluation of health care programmes: Oxford University Press. 2005 [본문으로]
  2. 2)Guide to the methods of technology appraisal.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2008 [본문으로]
  3. 3)Guidelines for the economic evaluation of health technologies: Canada [3rd Edition]. Ottawa: Canadian Agency for Drugs and Technologies in Health; 2006 [본문으로]
  4. 4)Guidelines for preparing submissions to the Pharmaceutical Benefits Advisory Committee (Version 4.3). Pharmaceutical Benefits Advisory Committee (PBAC). 2008 [본문으로]
  5. 5)배은영, 김정회, 최상은. 의약품 보험급여제도에서 경제성평가자료의 활용방안 및 평가지침 개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05 [본문으로]
  6. 6)한국 성인의 EQ-5D-5L 건강상태의 효용 가중치 추정(연구책임자: 조민우, 안정훈; 연구기간: 2013.1~12)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