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호텔에 근무하는 이모(45)씨는 지난해 8월 위암 1기 판정을 받고 ‘로봇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수술 다음 날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흘 만에 퇴원했다. 개복(開腹)·복강경 수술 환자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빨랐다. 이씨는 “지금까지 생활에 불편이 없고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로봇수술을 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수술비는 900여만원이 나왔고 다행히 실손보험이 인정돼 130만원 정도 부담했다.
이씨처럼 로봇수술을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반 수술보다 수백만원 이상 비싼 데도 매년 약 6000명이 이 수술법을 택한다. 로봇수술은 외과의사가 수술실에 설치된 조종간에 앉아 손잡이를 움직이면 환자 위에 설치된 로봇이 대신 수술을 한다. 전립샘암(33.7%), 갑상샘암(28.4%), 직장암(6%), 위암(5.4%) 등에 쓰인다. 하지만 너무 비싸다거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등의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2년 9월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로봇수술 사망률이 80%에 이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고 지적하면서 논란의 불을 댕겼다.
논란이 격화되자 보건복지부·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검증에 나섰다. 11일 NECA와 의사들이 ‘로봇수술의 명암과 비전’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이선희 NECA 의료기술분석실장은 세계 유수의 전립샘암 논문 38개, 위암 논문 11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립샘암 로봇수술은 개복·복강경 수술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광 목 부위가 수축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복강경 수술의 40%, 주변 장기 손상 위험은 23%에 불과했다. 특히 성기능 회복률이 복강경 수술보다 1.39배 높았다.
반면 위암을 로봇으로 수술한 경우는 입원기간이 0.89일, 유동식 시작 시기가 0.3일 단축됐지만 사망·합병증·출혈·감염 등에서 복강경 수술과 차이가 없었다. 이 실장은 “전립샘암 수술에 있어 로봇수술이 강점이 있지만 수술비가 비싸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는 추가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아주대병원 한상욱(외과) 교수가 연세대 등 5개 대학병원의 복강경 수술 위암 환자 211명과 로봇수술 환자 223명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공개한다. 이에 따르면 로봇수술의 출혈량이 복강경 수술보다 20% 적고, 위 주변 림프절을 넓게 잘라내는 이점이 있었다. 다만 비용에 비해 통증이 적거나 상처감염·탈장·폐합병증 등의 부작용이 줄어드는 효과는 적었다. 의학적으로 복강경에 비해 일부 장점이 있지만 비싸다는 뜻이다. 한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의사가 2명, 보조인력 1명이 있어야 하지만 로봇수술은 의사 혼자 할 수 있다 ”며 “로봇수술은 의사의 시야가 좋고 피로감이 적으며 단기간에 수술법을 익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로봇을 국산화해서 가격을 낮추면 로봇수술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은 로봇수술이 1.5배 정도 더 비싸다. 전립샘암의 복강경 수술 비용은 803만원, 로봇수술은 1179만원이다. 로봇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환자 실제 부담은 각각 310만원, 892만원으로 차이가 더 난다. 위암 총 수술비는 복강경이 874만원, 로봇수술이 1289만원이다.
◆수술용 로봇(일명 다빈치)=대당 가격은 30억~34억원. 미국의 인튜이티브서지컬사가 전 세계에 독점 공급한다. 수술용 팔은 사용 횟수가 제한된 소모품이다. 위암의 경우 10회 안팎 정도만 쓴다. 팔 하나에 200만원이다. 연간 로봇 유지관리비로 1억원가량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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