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단 논란을 빚고 있는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에 우리 국민들이 연간 최대 4,000억원을 쓴다는 추계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갑상선암 건강검진 서비스제공을 위한 근거창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갑상선 초음파 검진비용에 최소 1,210억원에서 최대 4,534억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1년 전국 895개 의료기관(병원 238곳, 의원 557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다. 평균 갑상선 초음파 비용은 병원급 5만4,650원(1만~15만원), 의원급 3만2,670원(1만~12만원)이었다.
연구원은 이와 함께 20~70세 남녀 3,6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23.3%였고, 여성(31.3%)이 남성(15.8%)의 2배 정도 많으며, 50대(28.8%) 40대(26.3%) 60대(25.7%) 순으로 검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진자 중 70.7%는 정상이었고 결절(혹) 판정이 23.6%, 암 진단은 1.9%였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 분석 결과 갑상선 결절 판정을 받은 환자는 6개월 내에 건강보험 의료비용 약 40만원, 이후 1년 6개월마다 약 10만원의 비용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전세계 논문을 고찰했지만 갑상선암 초음파 선별검사를 권고할 것인지 결정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연구책임자인 현민경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서비스분석실 연구위원은 "갑상선 초음파 검사, 갑상선 결절ㆍ암 치료로 국민들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 의료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전문의들은 최근 갑상선암의 폭증은 잘못된 의료정책으로 과다진단된 것이라며 건강검진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정재훈 대한갑상선학회 이사장은 3일 공식 입장을 내고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조기발견·치료의 이득을 볼 환자들의 권리를 고려해야 한다"며 "과잉진단∙치료는 해악이지만 획일적인 제재는 더 나쁜 해악"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국립암센터에 연구용역을 맡겨 갑상선암 선별검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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