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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NECA/언론보도

[한국경제] 10년째 2500원에 묶인 담뱃값…이번엔 오르나

10년째 2500원에 묶인 담뱃값…이번엔 오르나   



  • 언론사 | 한국경제

  • 기자명 | 고은이, 주용석

  • 보도일시 | 2014. 6. 12







보건복지부가 담뱃값 인상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은 높은 흡연율이 국민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10년째 2500원(에쎄라이트 기준)으로 동결된 담뱃값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10년 만에 담뱃값 오를까


담뱃값은 2004년 2000원에서 500원(지방세 250원·국민건강증진부담금 250원) 오른 게 마지막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시 2500원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했을 때 현재가치 3300원 정도”라며 “그만큼 오랫동안 담뱃값이 오르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현재 담뱃값 중 62%는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부가가치세 등 세금으로 구성돼 있어 정부가 담뱃세를 올리면 저절로 담뱃값이 인상되는 구조다.


복지부는 국내 흡연율이 낮아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10년째 동결된 담뱃값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다. 성인 남성 흡연율 하락세는 2007년 이후 정체상태다. 2001년 60.9%에서 2007년 45%까지 떨어졌던 게 2008년엔 오히려 47%로 올랐다. 2009~2012년은 43~49%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같은 흡연율 정체는 담뱃값이 묶여 있기 때문”이라며 “담배소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담뱃값 인상”이라고 말했다.



◆이한구 의원도 발의


이 때문에 보건당국인 복지부는 2004년 이후 담뱃값을 올리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해 초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담뱃값을 5000원까지 올리는 안을 보고했다.


하지만 담배농가와 애연가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던 데다 기재부 등이 물가상승 등을 우려해 번번이 무산됐다. 현재 한국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가장 저렴하다. 헝가리(3750원)보다도 싸고 노르웨이(1만6477원)와는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복지부는 올해 담뱃값 동결 10년을 맞은 데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안정적인 만큼 이번에 담뱃값 인상을 꼭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달 27일 우선 500원 올린 뒤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담뱃값이 자동으로 오르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경은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이제 더 이상 담뱃값 인상 결단을 미룰 수 없고 실제로 효과를 보려면 상당폭 인상이 바람직하다”며 “국민건강증진기금법과 지방세법 개정안을 내년 초 국회 통과를 목표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계부처 협의는 난항

 

그러나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의 반응이 미온적이어서 복지부의 이 같은 계획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재부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은 물가와 세제, 예산 등이 얽혀 있는 복잡한 이슈로 물가와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담뱃값 인상으로 서민생활에 부담을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세법 개정안이 마련되더라도 국회 통과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 다른 중요한 이슈도 많은데 담뱃값 인상 논의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올해 하반기 국회에서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담뱃값 인상은 또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