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가 금연도구로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에 대해 우리나라 연구원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연구방법에서 한계가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과 영국언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전자담배가 금연성공률을 크게 높인다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이 연구는 최근 5년간 5천863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전자담배, 니코틴 패치(금연희망자 스스로 사서 사용한 경우), 아무런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의지만으로 금연 시도한 경우 등 각종 금연수단의 금연성공률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전자담배 이용자의 20%, 니코틴 패치 이용자의 10.1%, 아무런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금연희망자의 15.4%가 각각 금연에 성공했다. 즉, 전자담배로 금연을 시도한 5명 중 1명꼴로 금연에 성공하는 등 전자담배 이용자군에서 금연 성공자가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연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이성규 박사(보건정책학)는 "이 연구결과는 제한점이 있어 주의해서 해석하지 않으면 국민보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 박사는 담배연구로 유명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담배연구소 출신이다.
이 박사는 영국 연구진이 전자담배 이용자군을 선정할 때 '전자담배 이용자 중 반드시 금연을 목적으로 사용한 사람들'로 연구대상을 한정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기존의 전자담배 관련 연구가 연구대상을 '모든 전자담배 이용자'에서 고른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연 이외의 목적, 예컨대 금연구역에서 일반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이용하거나 호기심에서 전자담배를 피운 사람은 연구대상에서 빠졌다.
이 박사는 "이처럼 '금연목적'으로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들에 한정된 연구결과인 만큼 이런 연구결과를 두고 '전자담배의 금연효과가 탁월하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국민보건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자담배에 대해서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들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고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자담배를 둘러싸고는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담배제조사들은 전자담배가 냄새가 없고 연기가 나지 않으며 타르가 없어서 안전하게 흡연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심장전문의협회와 폐전문의협회 등 전문가 단체는 전자담배도 규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담배제조사들이 공격적 마케팅으로 청소년층을 공략하면서 전자담배에 노출되는 청소년이 급증하자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18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 온라인 건강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13~18세) 가운데 4.7%가 전자담배를 현재 이용하고 있고, 이 중에서 3.6%는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동시에 사용하는 중복이용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 이용자의 대다수가 일반담배와 함께 사용하면서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가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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