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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NECA/언론보도

[청년의사] 과잉진료 문제 해결 위해 'Choosing Wisely'가 뜬다?

 

 

  과잉진료 문제 해결 위해 'Choosing Wisely'가 뜬다?

   미국 등 선진국, 전문가 스스로 체크리스트 만들어 실천
   국내 의료진 주도하에 자발적 운동과 제도 개선 필요하다는 주장도

 

 

  • 언론사 | 청년의사

  • 기자명 | 양금덕

  • 보도일시 | 2015.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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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등 과잉진료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들 스스로가 적정한 진료를 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Choosing Wisely 캠페인이 그 방법 중 하나로, 의사들이 진료 전 생각해봐야할 5가지를 정해 자발적으로 불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고려대보건대학원은 유광사홀에서 ‘의료서비스의 적정화 방안과 보건의료인의 교육’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네덜란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열풍이 일고 있는 ‘Choosing Wisely Campaign'의 국내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고대보건대학원 안형식 교수는 이날 ‘한국의료의 적정성과 과잉의료 문제’라는 주제발표에서 “최근 10년 사이에 국내 의료비 증가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건보재정 지출은 15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면서 “유방암, 대장암 등의 발견율이 높아졌지만 과연 이들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했는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의료비 지출 중에 불필요한 검사와 처치가 상당수 있을 수 있어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저수가, 행위별수가제, 의료체계 등의 영향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서비스를 결정하는 의사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외국에서는 의사들간에 Choosing Wisely 캠페인을 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주요 학회의 80%가 모여 5가지의 리스트를 만들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의 ABIM은 Choosing Wisely로 ▲Do I really need this? ▲What are the downsides? ▲Are there simpler, safer option? ▲What happens if I do nothing? ▲How much does it cost? 등 5가지를 선정해 의사가 진료를 할 때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필요한 캠페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중 핵심은 전문가인 의사가 스스로 제시하는 것이다. 재정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돈을 떠나 의료서비스의 적정성에 가장 중심은 의료진”이라고 강조했다.

“적정의료, 근거와 사회적 가치 모두 고려돼야”

아울러 적정의료를 결정할 때 단순히 근거 중심이 아닌 사회적 가치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의대 허대석 교수는 이날 “아직까지 의료의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과잉진료, 과소진료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사망 한달 전 항암제를 쓰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망 직전 항암제 사용률이 30%에 달한다. 미국의 5%에 비해 과잉진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미국과 유럽은 말기 암 환자의 통증조절을 위해 의료용 마약인 몰핀 사용률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 인도 등과 비슷하게 낮은 편으로 과소 진료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허 교수는 적정의료는 근거에 기반한 치료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의 영향도 적지 않게 받고 있음을 강조하고 관련 급여 기준도 이에 걸맞게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급여를 결정할 때 근거의 유무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판단해 불필요한 급여항목이 늘고 있다”면서 “통상적으로 환자 10명중 7명이 반응할 때 허가되지만 줄기세포의 경우 효과가 미비한데도 근거가 있다는 이유로 전세계서 가장 많이 허가를 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거도 수준에 따라 나누고 사회적인 가치 등을 감안해 급여로 보장해주고 근거가 미흡하나 사회적으로 필요한 치료제면 연구용으로 일부 제한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수가의 한계, 제도적 보완 필요”

하지만 적정진료 등을 위한 Choosing Wisely 캠페인을 국내에서 시행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최재욱 정책연구소장은 “Choosing Wisely의 취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나라별 상황이 다른 점을 감안해 볼 때 국내의 저수가 문제 등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특히 ‘적정진료’는 진료비지불제도와 연관돼 의사들에게 거부감이 큰 만큼 Choosing Wisely의 용어를 살려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협회, 약사회 등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 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하며, 5가지 권고 항목은 절대로 건보 제도의 기준에 활용하지말고 자율성을 확보해줘야 전문가 단체가 주도하는 캠페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서홍관 교수는 “저수가 현실에다 의료기기 등 과잉투자, 과다경쟁으로 인해 병원경영이 악화되면서 의사들이 경영에 합리적인 진료를 해야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적정진료를 하려고 노력하는 의사에게 과연 어떠한 보상이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제약사와 언론, 환자의 무지 등의 영향으로 잘못된 기대를 하는 경향과 의료를 산업으로만 보는 정부의 책임도 있다”면서 “결국에는 Choosing Wisely의 핵심은 국민운동이다”라고 말했다.

의사들이 아무리 자정 노력을 한다고 한들 국민들이 깨어나지 않으면 의사가 바뀔 수 없다는 의미다. 때문에 그는 “의사들의 노력과 함께 국민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를 함께 논의해 한발한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재규 교수도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강제적으로 이러한 운동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면서 “의사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소신진료를 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면서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도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