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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이슈/미디어 속 보건의료이야기

[Vol.5 9월호] 그래도 희망은 있다! '스마일 어게인'을 제작하며

   글. 조주희(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장)







<스마일 어게인>은 삼성서울병원이 골드만 삭스의 기부로 지난해부터 시작한 유방암 환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브라보 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하였다. 

 

유방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보면서 그간 마음이 아팠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 줄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수많은 유방암 환자들을 지켜보며 여성성의 상실로 인해 퇴색되어 버린 그녀들의 보통의 일상을 직접 조명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유방암 환자들의 실제 수기를 수집하였고, 그녀들의 일상을 각색해 영화로 만들었다. 

 


 

스마일 어게인은 국내에서 한 해 동안 1만 5000여명 가까운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2000여명이 세상을 떠나는 무서운 병, 유방암을 마주하는 두 여성의 삶을 그렸다. 

 

유방암이란 공통점을 끌어안고 있는 숙향(배우 소희정)과 진주(배우 민지오)를 주인공으로 유방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 무게감 있는 연출로 이끌어 가고 있다.  

 

유명 웃음 치료 강사였던 숙향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 전도사로 불리며 삶에 희망과 사랑을 불어 넣는 일을 하며 보람을 느껴왔다. 하지만 1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은 뒤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좌절한다. 

 

웃음전도사 일을 할 정도로 활달한 성격이었던 숙향은 우울한 나날들을 보내지만 이를 알아주지 않는 가족들에 대한 서운함으로 시름은 더욱 깊어만 간다. 

 

숙향의 아파트 바로 위층에 사는 진주는 댄스강사다. 진주는 층간소음 문제로 항의하는 숙향과 항상 부딪혀왔다. 게다가 숙향의 딸이 댄스학원에 다니고 있고 진주의 제자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숙향과 진주는 서로 큰 다툼을 벌이며 감정의 골을 키우게 됐다. 

 

하지만 둘을 다시 이어주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방암이었다. 가슴에 생긴 멍울로 병원을 찾은 진주, 유방암 판정을 받고 절망에 빠져있을 때 같은 병원을 찾은 숙향이 이를 우연히 보고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둘 사이는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과거의 오해들을 점차 풀어가게 된다. 그러면서 숙향은 다시 한 번 용기를 낸다. 

희망을 잃은 진주가 여러 날들을 그렇게 어둠 속에 묻혀 있을 때 숙향은 진주가 유방암 수술을 받고 다시 인생을 서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진주만을 위한 웃음 강의를 펼친다. 

 

서로를 보듬어 안게 된 숙향과 진주는 유방암을 이겨내기까지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그려가게 된다. 

 



유방암은 단순히 의학적 관점의 질병이 아니라 여성성마저 흔드는 사회심리학적 질병이기도 하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본인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배려, 특히 가족의 공감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하게 되었다. 

 

영화를 통해 유방암을 비롯한 암을 앓고 극복해 나가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시선도 조금이나마 더 따뜻해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