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국민건강임상연구

대장암 일차 검진방법으로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 간 비교효과연구

 

글. 김현수 교수(연세원주의대 내과학교실)

 

배경

2004년 도입된 국내 대장암 검진 프로그램은 분변잠혈검사를 통하여 일차 검사가 시행되고 양성으로 판정된 경우 이차 확진검사로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장암 검진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 10여 년이 지난 현재 대장암 발생이나 사망률 개선, 비용효과에 대한 뚜렷한 성과개선 보고는 드문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분변잠혈검사에 대한 일차 수검률과 검사 후 양성결과 보고 시 이차 수검률이 모두 낮은 점이 우선 지적된다. 특히 매년 시행해야 하는 분변잠혈검사의 국내 4년 이상 지속 참여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아울러 국내 분변검사는 민감도-특이도가 높은 정량검사에 비해 결과 판정이 주관적이고 부정확한 정성검사가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분변검사의 위양성률을 높여 확진검사인 대장내시경 검사의 대장암 양성 예측도를 낮추기 때문에 불필요한 검사를 받게 하여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초래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대장내시경 검사비용이 세계 최저 수준이고 대장내시경 검사 수행 의사 수가 많다는 점을 들어 대장내시경을 통한 일차 검진을 시행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어왔다. 그러나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장내시경 일차검진은 드물지만 천공, 출혈, 복막염 등의 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의료분쟁 등으로 사회경제적 비용과 시간 소모, 정신적 위해 등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국내 자료를 활용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의 필요성

대장암의 일차 검진방법으로서 1~2년 간격의 분변잠혈검사와 5~10년 간격의 대장내시경 검사 간의 대장암 발생 및 사망 억제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전향적 무작위비교 연구는 현재 세계적으로 4개의 연구가 진행 중에 있으나 이 연구들의 결과는 2023년 이후에나 나올 예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대장암 검진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장암 일차 국가 검진방법으로써 현재의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 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한 비교효과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국립암센터 자료를 연계한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현재 국내에서 대장암의 일차 검진법으로 시행 중인 분변잠혈검사와 서구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장내시경 검사(CSP) 간 이득(대장암 발생 억제 효과)과 위해(검진 후 중간암, 중증 합병증과 의료비용) 정도를 비교분석하여 국내 대장암 검진의 성과개선을 위한 방법으로서 논의 중인 대장내시경 일차 검진의 적정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1) 건보공단, 심평원, 국립암센터 자료 연계 대장암 검진 빅데이터 구축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을 통해, 국가 대장암 검진이 시작된 2004년 이후의 대장암 검진(분변잠혈검사, 이차 대장내시경, 암검진 문진 및 전국민 자격자료) 자료와 2002년 이후 심평원에 청구된 대장내시경 자료, 그리고 2004년 이후의 국립암센터 대장암 등록자료를 연계하여 분석하였다. 연도별 대장암 분변잠혈검사, 대장암 등록, 그리고 대장내시경 청구 및 진단, 치료 대장내시경의 비율을 평가하였으며 2004년 이후 보다 객관적인 정량 분변잠혈검사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동시에 대장내시경 검사 청구건수가 2004년 20여 만 건에서 2013년 200만 건에 육박하여 빠른 속도로 국내 대장내시경 검사 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과거 대장암 검진 행태(대변검사, 대장내시경)와 대장암 위험의 연관성: 대장암 환자-대조군 비교연구
2009~2013년 사이 대장암으로 진단받아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를 받은 61,221명(우측 대장암 12,488명 [20.4%], 좌측 대장암 41,313명 [67.5%], 위치 미상 7,420명 [12.1%])과 연령, 성별, 흡연여부, 소득 수준이 환자군과 비슷한 306,099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과거 대장암 검진여부를 조사하였다. 조사결과 대장암 환자군이 대조군에 비해 대장내시경(9.3% vs. 25.3%, odds ratio [OR]: 0.29, 95% CI: 0.28~0.30) 또는 분변잠혈검사(25.2% vs. 32.3%, OR: 0.74, 95% CI: 0.73~0.76)를 받은 비율이 의미 있게 낮았다. 또한 대장암 여부와 대장내시경 또는 분변잠혈검사와의 연관성은 좌측 대장암(대장내시경 OR: 0.24, 95% CI: 0.23~0.24; 분변잠혈검사 OR: 0.72, 95% CI: 0.70~0.73)이 우측 대장암(대장내시경 OR: 0.47, 95% CI: 0.44~0.49; 분변잠혈검사 OR: 0.80, 95% CI: 0.77~0.83)에 비하여 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대장내시경에 따른 대장암 발생 위험의 감소는 일반적으로 대장암 검진이 추천되는 50~74세 연령(OR: 0.27), 남성 (OR: 0.27), 그리고 소화기내과에서 시행된 경우(OR: 0.26)와 이전 대장내시경 검사 시 폴립절제 치료가 시행되지 않은 저위험군에서(OR: 0.27) 뚜렷하게 발견되었다. 따라서 국내 대장암 빅데이터의 후향적 환자-대조군 분석에서 대장내시경이 분변잠혈검사보다 대장암 발생의 위험 감소효과가 보다 뚜렷함을 알 수 있었고, 비전문가보다는 전문가에 의해 시행된 경우가 대장암 예방에 보다 도움이 된다는 개연성을 제시하였다.

 

3) 2004~2008년 대장암 검진의 행태에 따른 2009~2014년 대장암 발생 위험 연구: 암 등록자료를 연계한 후향적 코호트 분석
2009년 당시 5,100여만 인구 중에서 1) 2004~2008년 사이 대장암이 진단되거나 2) 2009년 당시 55세 미만이거나 3) 국적 불명을 제외하고 총 9,369,542명이 연구대상으로 추출되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2004~2008년 사이 대장암 검진 수검행태를 아래의 알고리즘으로 분류하였다; 1) 대장내시경 수검자: 저위험(진단 대장경 코드만), 중위험(용종절제 1개 시행군), 고위험(2개 이상 용종절제술 또는 점막하주입 후 절제술)로 세분화, 2) 1)을 제외한 사람 중 국가암검진 대변잠혈검사 수검자. 잠혈 양성과 음성으로 일차 구분 후 음성의 경우 1회, 2회, 3회 이상 연속 음성으로 세분화하였으며, 양성의 경우는 이후 대장내시경 이차검사 수검 여부로 세분화하였다.

 

2002~2008년 사이 대장내시경을 한 번이라도 받거나 국가암검진 대변검사를 받은 경우 2009~2014년 사이 대장암 발생은 암검진 미수검군에 비해 각각 65.2%와 15.9% 감소함을 확인하였다. 2002~2008년 사이 대장내시경 결과 위험도별로 2009~2014년 사이 대장암 발생 위험도가 차이를 보였는데, 과거 대장내시경 결과 저위험(진단 대장내시경만 시행한 경우)군에서 대장암 발생이 가장 적었으며, 고위험군으로 갈수록 대장암 발생의 위험도가 상승하였다. 국가암검진 대변잠혈검사의 경우 1회 음성(HR: 0.778)보다는 3회 이상 음성군(HR: 0.699)이 대장암 발생위험이 낮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국가 암검진에서 대변잠혈검사 결과 양성인 경우에 확진검사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 향후 대장암 발생위험이 미수검군에 비교해 1.82배 증가하여 대변잠혈검사 양성인 경우 반드시 대장내시경 후속검사가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4) 대장내시경 후 발생하는 대장암(또는 중간암)의 특성과 예후
2009년~2013년 대장암(정의: 산정특례코드+대장암 관련 명백한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코드가 있는 환자) 환자를 추출하였고, 이들 중 대장암 진단 6개월 이전에 대장내시경을 받았던 환자를 대장내시경 후 대장암으로 정의하였다. 대장암 진단 전 대장내시경 시기를 구분하여 1~3년 전 시행군, 3~5년 전 시행군, 5년 이전시행군으로 세분하여 대장암 이전 대장내시경 시행 시기별 대장내시경 후 대장암의 특성을 알아보았다. 중간암 이외 대장암은 국가암 검진을 한 경우에 검진발견 대장암으로 정의하였고, 이 외 대장암은 증상발현 대장암으로 정의하였다. 분석 결과 대장내시경 후 대장암은 전체 대장암의 7.9%로 적지 않았고, 높은 사회경제수준, 비흡연과 연관되었으며, 전반적으로 생존은 산발성 대장암과 유사하였다. 하지만 조사가 진행된 2009년에서 2013년 사이에 연도별로 대장내시경 후 대장암이 서서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국내 대장내시경의 질 관리가 큰 이슈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해 향후 이를 대장암 검진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연구의 활용가능성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대장암 발병률이 가장 높고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점증하여 향후 대장암 검진의 성과를 개선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시범사업을 고려 중인 대장내시경 일차 검진의 이득과 위해 관련 적정성을 평가하는데 대장암 검진 빅데이터 자료 분석결과가 효과적인 대장암 예방 대책을 수립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에 확립되지 않은 대장내시경의 질 지표 항목 표준화, 검사결과 자료입력 시스템과 국가 DB 구축, 미래의 공공-민간 보건의료자료의 공유를 통한 개인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 개발, 병원-개인 간 원격의료체계 시스템 구축의 발판을 마련하여 고부가 가치의 해외 진출과 보건산업화로 연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공공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분석 경험을 토대로 개인별 유전-환경 인자 등을 조합한 맞춤형 대장암 검진 알고리즘 개발과 추후 추적검사 권고사항을 자동적으로 제시하는 통합 소프트웨어의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후속 연구의 필요성

대장내시경 검사는 암 검진에 가장 효과적이지만 합병증이 있는 경우 위해를 줄 수 있으므로 적정한 전수 자료조사를 통해 고령, 동반 만성질환 등의 위험요인에 따른 대상을 분류하고 합병증 빈도와 의료비용을 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비용-효과를 우선 고려한 대장암 검진 권고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빅데이터 관련 4차 산업기술과 접목시켜 대장내시경 검사의 이득과 더불어 시술 위험도를 고려한 개인별 이득-위험 모델의 개발과 검증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본 대장암 검진 코호트를 토대로 대장암 검진-비검진 코호트군을 전향적으로 구축하여 향후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구기관들 간에 협업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장기 코호트 연구를 수행하여 그 결과를 기반으로 코호트 내 대장암 예방 관련 임상 약물이나 내시경 치료의 효과 검증 및 추적검사 지침을 제시함으로써 세계적 수준의 전향적 임상연구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Cha JM, Kim HS, Kwak MS, Park S, Park G, Kim JS, Kim J-H, Kim WH. Features of Post-colonoscopy Colorectal Cancer and Survival Times of Patients in Korea.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2018. DOI: 10.1016/j.cgh.2018.06.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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