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고도 비만'이 '질병'이라고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고도비만은 치료가 어렵고 합병증 유발 및 재발이 빈번해 적절한 치료 및 사후관리가 필요한 일종의 '질병'이랍니다. 단순히 외형상 '뚱뚱'한 것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과 환자가 겪는 고통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에 의하면 고도 비만환자는 1998년 2.4%에서 2009년 4.7%로 10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정상체중군에 비해 동반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1.76배, 자살시도는 2.14배 높고, 주로 저소득층 및 소아·청소년 등 사회취약계층 사이에서 고도비만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만문제는 학교생활, 사회생활, 취업 등에서의 차별문제로 이어지는 등 빈곤의 악순환을 유발하여,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심화되고 있답니다.
이에 NECA에서는 2012년 고도비만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방법과 사회적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도비만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만수술*(위밴드, 루와이우회술, 위소매절제술)과 비수술치료(운동, 식이요법, 약물요법)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 비만학회에서는 2009년 '비만진료지침'을 통해 비만수술(위밴드, 루와이우회술, 위소매절제술)이 유일하게 비만치료에 효과가 있는 치료법이라고 소개함.
과연 수술치료 VS 비수술치료 중 어떤 방법이 고도 비만환자들의 건강 개선에 효과적인지, NECA 연구결과를 공개합니다!
비만수술의 방법은 체중감량 원리에 따라 크게 1) 제한수술(restrictive procedure)과 2) 흡수장애수술(malabsorptive procedure)로 구분할 수 있으며,
1) 제한수술: 제한수술은 섭취하는 음식물의 양을 제한하는 수술방법
- 예)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2) 흡수장애수술: 소화흡수 과정의 일부를 우회하거나 순서를 바꾸는 수술방법
- 예) 췌담류 전환술
※ 루와이위우회술은 위의 근위부만 남기고 공장의 일부를 우회시키는 수술방법으로, 제한수술과 흡수장애수술 두가지 방법의 중간 형태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비만수술의 종류는 1) 복강경조절형위밴드술 2) 루와이위우회술 3) 위소매절제술로, 그 방법을 다음과 같다.
◈ 복강경조절형위밴드술
위식도 경계부에서 약 1~2cm 아래에 풍선모양의 밴드를 위치시켜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수술방법이다.
복강경 수술로 진행되며, 밴드의 풍선부분과 연결된 포트를 복벽 피하에 고정하고, 수술 후에 생리식염수의 주입으로 내경조절이 가능하다.
시술이 용이하고 위우회술보다 위중한 수술합병증이 적지만, 밴드 관련 합병증이 발견되고 위우회술과 비교하여 체중감소 효과는 적다는 의견이 있다.
1970년대 개발된 수술법으로, 그 후 30년 동안 여러 합병증을 개선하여 현재의 루와이위우회술이 되었다.
루와이위우회술은 담췌즙이 흘러나오는 길과 음식이 내려오는 길을 분리하고 소장에서 만나게 하여 담즙의 역류발생을 억제한다.
소장과 연결되는 위장(gastric pouch)의 크기는 약 20~30cc가 적당하고, 췌담즙이 흘러가는 길은 30~60cm, 음식이 통과하는 길이는 75~150cm이 적절하다.
분리된 음식의 길과 췌담즙이 합쳐지는 곳까지의 길이도 수술 결과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길이를 길게 할수록 체중감량효과는 커지지만 대사성 합병증의 위험도도 높아진다. BMI 50Kg/m2 이상의 초고도 비만환자에서는 길이를 150cm 이상으로 길게 한다.
루와이위우회술은 체중감량 효과가 뛰어나고 수술합병증이 낮아 비만수술 방법 중 표준술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 위소매절제술
위의 소만부, 분문, 유문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대만부만 절제하여 위의 크기를 줄여주는 수술 방법으로 소화과정의 변화는 없다.
위의 크기 감소에 따라 일시에 섭취 가능한 음식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고, 수술의 위험도가 높은 초고도비만 환자 및 향후 외래 관리가 어려운 경우 등이 적절한 대상으로 평가된다.
국내의 위암 발생률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추적결과는 부족한 상태다.
수술적 치료 vs 비수술 치료 :: 체중감량 효과
NECA에서는 2008년부터 2011년 2월 사이 8개 3차 병원에서 비만수술(복강경위밴드술·루와이위우회술·위소매절제술)을 받은 261명과, 같은 시기 운동·식이·약물요법 등 비수술치료를 받은 224명의 고도비만 환자의 후향적 의무기록자료를 분석한 결과,
18개월 추적 관찰기간 동안 고도비만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적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에 비하여 체중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적으로 비수술군 6.7%, 수술군이 22.6%의 체중 감소율을 보였다.
표1. 수술요법과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감소율
수술적 치료 vs 비수술 치료 :: 동반질환 개선 효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동반 질환 개선 정도도 수술치료군이 비수술치료군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jostrom(2004)의 연구에서도 10년 추적기간 동안 제2형 당뇨병, 대사증후군 호전이 모두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동반질환의 개선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표2. 수술군과 비수술군의 동반질환 개선정도
수술적 치료 vs 비수술 치료 :: 삶의 질 변화
후향적 의무기록을 조사한 대상자들 중에서 현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동의한 환자를 대상으로 삶의 질을 측정한 결과, 수술군이 비수술군에 비하여 삶의 질이 더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체중 변화와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표3. 체중변화와 삶의 질의 변화
수술적 치료 vs 비수술 치료 :: 비용효과분석
고도비만환자에서 수술치료와 비수술치료의 비용효과분석 결과, 비수술치료에 비하여 수술치료를 하는 경우 분석기간 1년 동안 체중을 1% 더 감량하기 위하여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의료비용이 약 50만 원이었다.
분석기간을 평생으로 하였을 때 1인당 기대의료비용은 비수술군이 1,640만 원, 수술군에서 1,790만 원으로 수술군에서 150만 원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보정수명[Quality Adjusted Life Years(QALY)]은 비수술군에서 15.43년, 수술군에서 16.29년으로 수술군에서 질보정수명이 0.86년 더 증가하였다.
따라서 고도비만 환자에서 수술치료는 비수술치료에 비하여 비용은 높지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점증적 비용효과비는 177만 원/QALY으로 비용효과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변수에 대한 민감도분석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비만수술의 부작용은?
비만수술(복강경조절형위밴드술·루와이위우회술·위소매절제술) 후 합병증은 261명 중 51명(19.5%)에서 61건(23.4%) 발생하였다.
▶ 복강경조절형위밴드술: 72명 중 21명(29.2%)에서 27건(37.5%) 발생
▶ 루와이위우회술: 73명 중 16명(22%)에서 18건(24.6%) 발생
▶ 위소매절제술: 116명 중 14명(12.1%)에서 16건(13.8%) 발생
표4. 수술 후 합병증
3가지 수술방법 모두에서 수술상처합병증이 가장 많이 보고되었는데, 전체적으로 수술상처합병증은 9건/261명(3.5%)으로 나타났다.
복강경조절형위밴드술에서는 대부분 포트 감염(port infection), 포트 교정(port revision), 밴드 미란(band erosion), 밴드 제거(band removal), 밴드 이탈(band slippage)과 관련한 합병증이 많이 발생하였고,
위소매절제술에서는 위-식도 역류 질환(GERD) 부작용이 3건/116명 (2.6%)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고도비만 치료술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
고도비만은 의학적으로 '질병'으로 분류되어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함에 따라, 의사들이 고도비만 치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비만의 예방과 치료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1차 의료기관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고도비만 치료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생활요법(식이, 운동)을 시도한 경험이 있으나 실패한 적이 많은
동반질환(예: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을 지닌 고도비만 환자’ 가 내원했다면?
비만 수술요법에 관한 의사들의 일반적인 인식수준을 확인하고자 '고도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수술방법이 무엇인가?' 에 대한 응답을 중복으로 선택하게 한 후, 비만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에 관한 견해를 질문하였다.
그 결과 위암수술방법인 '위부분절제술(56%)'과 미용성형 및 몸매교정을 위한 '지방흡입술(55%)', '지방융해술(27%)'을 비만치료수술이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의사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고도비만 치료 목적으로 시행되는 비만수술(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루와이위우회술)과 혼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비만수술 방법 세 가지를 정확하게 고른 응답자는 2명에 그침
표5. 고도비만 치료술에 대한 1차 의료기관 의사들의 인식 차이
다음으로 동일 의사 100명에게 위 6가지 수술법*의 효과성·안전성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결과, 수술이 효과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4%,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19%에 그쳤고,
*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루와이위우회술, 위부분절제술, 지방융해술, 지방흡입술 모두 포함
응답자의 43%가 비만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잘 모르거나 현재의 근거수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1차 의료기관 의사들 사이에서 비만치료의 적절한 대상자, 치료방법에 대한 인식이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표6. 비만수술의 효과성과 안전성에 관한 견해
연구결과(2012)에 따르면, 고도비만환자에 대한 수술적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에 비하여 효과적인 체중 감소를 보였고,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의 동반 질환 개선 정도 및 삶의 질 향상도 더 우수하였으며, 경제적인 대안으로 확인되었다.
체중조절을 위해서는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전문가의 도움과 사회경제적 지지체계가 필요하며, 비만문제 관리가 가능한 의료전문가를 통해 비만치료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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