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하진, 김민정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안전연구팀)
영상진단 기술의 발달은 현대 의학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비침습적이며 단시간에 정확한 진단 결과를 제시하여,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영상진단 검사법 중에는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같이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는 검사와 일반 엑스선 촬영,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기(PET-CT) 등의 방사선을 이용하는 검사가 있는데, 방사선 진단검사의 경우 장비에 따라 환자나 피검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다르다.
일반 엑스선 촬영에 비하여 CT, PET-CT 촬영 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예를 들어, 흉부 엑스선 검사 시 받는 평균 선량은 아주 적은 양으로 0.015 mSv* 정도, 같은 부위의 CT 촬영 시에는 약 6.6 mSv, 전신 PET-CT 촬영의 경우 약 18 mSv의 방사선량을 받게 된다.
* Sv(시버트) : 방사성물질에서 방출된 방사선에 인체가 노출되었을 때 사람의 몸에 미치는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1 Sv = 1,000 mSv(밀리시버트)]
방사선 검사 건수 및 방사선량 증가
산업이 발달한 국가들에서는 영상진단검사 시행 건수 및 CT 촬영 등의 방사선검사로 인한 환자의 방사선 피폭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 예로, 1980년 미국 국민이 연간 평균적으로 받는 전체 방사선량 중 의료방사선이 차지하는 비율이 15%였으나 2006년에는 그 비율이 48%로 급증하였으며, 2006년 국민 1인당 유효선량은 전체 6.2 mSv로 이 중 의료피폭이 약 3.0 mSv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우리나라도 최근 방사선검사 건수 및 환자 피폭선량이 연간 약 10%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림 1. 미국인이 연간 받는 전체 방사선량(유효선량) 및 방사선원의 구성의 변화
(좌 : 1980년, 우 : 2006년)
자료원 : Mettler 2009, Watson 2005
방사선,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역학 연구로는 원전 종사자와 일본 원폭 생존자 사망률 등을 관찰한 연구들이 있다. 정확한 위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추적 관찰 기간과 대규모 코호트가 요구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역학 연구를 수행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까지의 근거에 의하면, 진단검사와 같은 대략 100 mSv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 구간에서 암 발생 위험에 대해 보고한 연구결과가 있으나 그 위험에 대한 근거는 불확실하다. 결론적으로, 영상진단에 이용되는 의료방사선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기여하는 건강에 대한 이득이 방사선 노출로 인한 확률적인 위험에 비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진단방사선 안전 관리의 원칙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Radiological Protection, ICRP) 등의 주요 국제 방사선 관리 기구와 전문가 단체에서 의료방사선 안전 관리를 위하여 다음의 두 가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제안하였다. 반드시 필요한 검사만을 실시해야 한다는 정당화(justification) 원칙과 검사 수행 시에 가능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대한 방사선을 적게 사용해야 한다는 최적화(optimization) 원칙이 그것이다.
1. 정당화(justification)
정당화의 개념은 저울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 방사선 노출로 인한 암 발생과 같은 잠재적인 위험 대비, 방사선 검사를 통해 질병을 조기진단하여 환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는 이득의 경중을 비교하여 이득이 더 클 경우 방사선 검사를 시행하도록 한다.
그림 2. 정당화의 개념 - 위험(risk)과 이득(benefit) 평가
자료원 : Perez 2013
2. 최적화(optimisation)
환자에게 어떠한 검사를 시행할지 결정이 되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해당 검사를 시행할 때 가장 적절한 방사선량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최적화이다.
아주 선명한 화질의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선량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반드시 항상 선명한 화질의 영상을 얻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적 목적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만큼만 선명하면 충분하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 그림만 봐도 광화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목적이 광화문인지 여부를 아는 것이라면 오른쪽 사진과 같이 매우 좋은 화질의 영상을 얻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필요한 목적 이상의 화질을 얻고자 하게 되면 그만큼 더 많은 선량이 필요하므로, 적절한 선량의 방사선으로 최적화하여 검사를 수행하여야 한다.
그림 3. 적절한 영상품질에 대한 최적화 개념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전문가 단체들과 정부가 협력하여 방사선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목적으로 건강검진에서 PET-CT 사용에 대한 방사선 피폭정보 등 수진자 표준안내문 및 의료기관 권고사항을 마련하여 배포하였다. 이는 방사선 안전관리의 정당화 원칙을 이행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의료방사선 안전관리의 원칙(정당화 및 최적화)에 따라 보다 환자안전을 중심으로 한 방사선 안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전문가 단쳬, 의료기관 등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는 현재 환자의 진단방사선 선량 관리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며, 국내·외 전문가 자문 및 관계 기관과 논의를 통해 국내 실정에 적합한 안전관리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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