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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수첩/보건의료근거연구

[Vol.29 10월호] 이달의 NECA연구 :: 이용자 및 종사자의 병원안전 인식도 조사연구

 

 

 

 

글. 박정수 부연구위원(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안전연구팀)

 

서론

보건의료는 ‘위험’과 ‘안전’의 특별한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의료는 불확실성이 높은 정보와 기술을 다루고 있고, 환자와 의료인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의료기관 대부분이 복잡하고 복합적인 환경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197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보건의료 시스템 및 기관, 서비스 관리의 전 영역에서 ‘위험’과 ‘안전’을 중심에 두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1999년 미국 의학원(Institute of Medicine)에서 ‘To Error Is Human' 보고서에서부터 2011년 ’Health IT and Patient Safety'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기술과 정보의 ‘의미 있는 사용(meaningful use)'을 강조하였는데 환자안전은 그 의미의 핵심이다.


최근 의료기관 인증평가에서 의료의 질과 함께 환자안전이 중요하게 다루는 등 한국에서도 환자 안전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환자안전 활동은 자칫 환자안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환자’와 ‘커뮤니케이션’을 간과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일상적 관점에서 보건의료의 안전이나 위험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조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 방법
본 연구는 이용자(환자, 보호자)와 종사자(의사, 간호사, 약사 등)의 병원 안전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되었다. ‘환자 안전’이라는 용어는 제품이나 기술 자체의 안전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이라는 장소에 국한하여 ‘병원 안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본 연구는 설문조사 형태로, 2015년 2월부터 3월 사이에 서울 시내 5개 병원에서 진행하였다. 구조화된 설문지에 자가 기입하여 답변하는 방식으로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
이용자는 환자 278명과 보호자 204명 등 총 490명이 설문에 참여하였고, 종사자는 의사 112명과 간호사 294명, 약사 57명 등 총 468명이 설문에 응답하였다(표 1, 표 2).

 

 

구분

빈도

%

환자/보호자 여부

환자

278

57.0

보호자

204

41.8

기타

6

1.2

성별

남성

225

46.3

여성

261

53.7

병원 특성

상급종합병원

299

62.0

병원, 종합병원

183

38.0

연령대

45세 미만

218

44.9

45세 이상~65세 미만

229

47.2

65세 이상

38

7.8

 

표 1. 이용자 특성 (n=490)

 

 

 

구분

빈도

%

직종

의사

112

24.0

간호사

294

63.0

약사

57

12.2

기타

4

0.9

성별

남성

75

16.1

여성

392

83.9

병원 특성

상급종합병원

199

43.0

병원, 종합병원

264

57.0

연령대

45세 미만

381

81.9

45세 이상~65세 미만

77

16.6

65세 이상

7

1.5

 

표 2. 이용자 특성 (n=468)

 

먼저 ‘평소 병원이 얼마나 안전(또는 위험)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0: 완전히 안전하다, 10: 너무나도 위험하다)에 이용자는 3.7, 종사자는 5,6이라고 응답하여 종사자가 이용자에 비하여 병원을 좀 더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그림1. 병원의 안전 정도에 대한 이용자와 종사자의 인식

 

 

의약품 사고, 의료기기 사고 등 진료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역시 종사자가 이용자에 비해서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2에서 막대그래프는 각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1: 전혀 없다, 5: 매우 높다)이며, 꺾은선그래프는 발생 시 심각성(1: 전혀 심각하지 않다, 5: 매우 심각하다)을 나타낸다. 전 영역에 거쳐 종사자가 이용자보다 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고 발생 시 심각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특히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병원 내 감염을 꼽았다. 발생 가능성에 대해 이용자와 종사자 간 차이가 가장 큰 것은 욕창과 낙상이었다.

 

 

그림2. 진료 관련 안전사고 발생 인식
-막대그래프: 발생 가능성, 꺾은선그래프: 발생 시 심각성

 

병원 안전 개선을 위해 항목별 중요도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와 종사자 모두 의료인 수 확충, 의료인 교육과 훈련확대, 의무적 안전사고 보고시스템 개발을 상위로 꼽았다. 이용자와 종사자 간 격차를 심하게 보인 부분도 있었다. 잘못된 의료 행위에 대해 법적 소송, 병원 안전사고를 일으킨 의료인에게 벌금 부과, 병원 안전사고를 일으킨 의료인의 면허 정지에 대해서는 이용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였으나 종사자의 경우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그림 3, 그림 4).

 

 

                       그림3. 이용자의 병원 안전 개선 항목별 중요도
                            -부정적: 1(전혀중요하지 않다), 2(중요하지 않다)
                            -긍정적: 4(중요하다), 5(매우 중요하다)
                            -공란: 3(보통이다), 결측치

 

 

                       

                        그림4. 종사자의 병원 안전 개선 항목별 중요도
                             -부정적: 1(전혀중요하지 않다), 2(중요하지 않다)
                             -긍정적: 4(중요하다), 5(매우 중요하다)
                             -공란: 3(보통이다), 결측치

 

결론
전반적으로 이용자가 종사자에 비해 병원을 더 안전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안전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용자와 종사자 모두 인력, 진료시간 확충 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하였으나 법률 및 규정, 벌칙 및 규제에 대해서는 동의 수준이 달랐다. 종사자는 인력확충 및 업무시간 단축이 병원 안전 개선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으며, 이용자는 법/규정 마련,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고 인식하였다. 특히 안전사고를 일으킨 의료인의 벌칙에 대해서는 상반되는 인식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환자안전법 제정 등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병원 안전 인식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으나 보다 일반화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을 위해서는 확대 조사 수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