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병(sitting disease)의 위험성과 예방법

 

글. 강재헌 교수(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바쁜 현대인들은 하루 24시간 중 상당 부분을 의자에 앉아 지냅니다. 자동차나 지하철에 앉아 출퇴근을 하고, 하루 8시간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며, 퇴근 후에는 TV 앞에 앉아 저녁 여가시간을 보냅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스마트폰 앱을 사용할 때도 앉아있게 되고, 과거에는 직접 다녀오던 은행 업무나 장보기조차 의자에 앉아 컴퓨터로 처리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이 글을 쓰는 본인도 지금 노트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이렇듯 현대인들에게는 장시간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것이 이젠 필수적인 일이 되었는데요. 이러한 생활이 신종 질환인 ‘의자병’을 유발하고 있어, 이번 시간에는 의자병의 정의와 종류, 예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1. 의자병이란?

사실 의자병은 의학용어나 정식 진단명은 아니지만,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신체활동량이 부족해진 현대인들에게 급증하는 질환들을 통칭하는 표현입니다. 대표적인 의자병으로는 허리·목 추간판탈출증, 거북목 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이 있으며, 이 외에도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관절염 등도 장시간 앉아서 생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2.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가요?

미국암학회에서 시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6시간 이상 앉아있는 사람들은 하루 3시간 미만 앉아있는 사람들에 비해 총 사망률이 19%나 더 높다고 합니다. 이 연구진은 앉아있는 시간이 길수록 체내 호르몬 균형과 면역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총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우리 몸에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앉아있을 때에는 에너지 소비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하루 총 에너지소비량을 낮추어 비만의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게다가 앉아있는 자세에서는 신체활동량 부족과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최근에는 좌식생활습관이 비만을 유발하여 이차적으로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자궁체부암 등 각종 암의 발생 위험까지 높인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오래 앉아있는 자세는 목, 허리, 등의 근골격계 이상을 유발하기 쉬워 긴장성 두통, 요부염좌, 추간판탈출증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오래 실내에 앉아 생활하다 보면, 외로움이나 우울감이 생기기 쉽고 외부인과의 관계가 제한되거나 단절되기 쉽습니다.

 

3. 의자병의 예방법은?

그렇다면 많은 시간을 의자에 앉아 생활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이 의자병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현대인들은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헬스클럽을 다니거나 운동을 할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앉아서 업무를 보는 동안에 매 시간 5~10분 정도라도 의자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이나 체조를 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비량을 높이고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식사를 하러 가면서 걷고, 승강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근무를 하는 동안에도 꼭 앉아서 해야 하는 업무가 아니라면 서서 하는 것도 좋습니다. 전화를 할 때 서서 하거나, 동료와의 연락이나 의사소통도 가끔은 이메일이나 메신저 대신 걸어가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예방법입니다. 최근에는 서서 업무를 보는 책상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방법도 에너지소비량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현대인에게 출퇴근시간은 하루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출퇴근을 할 때, 자차 운전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출퇴근할 때 걷는 시간이 늘어나도록 디자인하면 하루 신체활동량을 늘리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못할 수 있지만 출퇴근은 반드시 하기 때문입니다. 저녁 시간에 집에서 TV를 볼 때 실내자전거나 실내운동기구를 사용하면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의자병은 현대인에게 가장 발생하기 쉬운 질병이지만, 현명하게 신체활동량을 늘린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문명병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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