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적정 음주량

 

이제 한 달 후면 연말 시즌이 다가오는데요. 연말이 되면 잦은 술자리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술을 잘 못하시는 분들은 음주 후 숙취로 힘들어하시는 반면, 음주를 즐기시는 분들은 자신들의 적절한 주량을 알지 못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과음을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한국인의 적정 음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1. 한국인의 음주 현황은?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이고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자 비율은 2017년 14.2%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증가했습니다. 30~50대 고위험 남성 음주자 비율이 20%를 상회한 가운데 20대 여성은 10명 중 1명이 고위험 음주자였습니다.

 

만성적인 과음은 각종 암을 비롯하여 알코올성 심근병, 부정맥, 고혈압, 뇌혈관질환, 고지혈증, 췌장염, 위염, 알코올성 간질환, 신경계질환, 태아알코올증후군의 발생을 증가시키며, 본인과 가족들의 건강과 정서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알코올성 간질환 등 알코올 관련 사망자수는 2017년에 4,809명이었습니다. 2016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의하면, 알코올 의존과 남용 등 알코올 사용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12.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서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3년 기준 9조4524억 원으로 흡연이나 비만보다 2조 원 이상 많은 규모이며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 알데하이드 분해효소와 적정 음주량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은 주로 알코올 분해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변환되고, 이것은 다시 알데하이드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됩니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의 중간산물인 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두통, 구역감과 같은 알코올 독성 증상과 안면홍조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술을 조금만 먹어도 유달리 빨개지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알데하이드 분해효소가 결핍되어 있으므로 음주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인은 서구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고 알데하이드 분해효소 결핍이 더 흔합니다.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알데하이드 분해효소 결핍자 비율은 50%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인의 적정 음주량은 서구인에 비해 낮은 수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연구 결과로 본 한국인의 적정 음주량

최근 충남대의대 김종성교수 연구진이 기존 연구들을 모아 분석하여 알코올 안면홍조 여부에 따른 한국인의 적정 음주량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표준잔은 술의 종류 또는 잔의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음주량을 측정하기 위한 기준 단위로 국가별 · 기관별 기준이 다른데, 보건복지부에서는 음주폐해예방 실행계획(2018)에서 순수알코올량 7g을 1 표준잔으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이는 소주 1잔이나 맥주 200cc 한 잔에 해당됩니다. 이 연구에서 알코올 안면홍조가 없는 사람은 주당 16 표준잔 이상으로 음주하였을 때, 인슐린저항성, 대사증후군, 고혈압, 전당뇨 및 당뇨병, 녹내장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였습니다. 알코올 안면홍조가 있는 사람은 8 표준잔 이상의 음주를 하였을 때, 인슐린저항성, 대사증후군, 고혈압, 전당뇨 및 당뇨병, 녹내장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였습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른 한국인의 적정 음주량은 65세 이하의 남성은 주당 16 표준잔 이하이고 65세 초과 남성은 주당 8 표준잔 이하입니다. 여성의 경우 적정 음주량은 남성의 절반이고, 알코올 안면홍조가 있는 사람의 적정 음주량은 안면홍조가 없는 사람의 절반에 해당됩니다.

 

알코올 안면홍조가 있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음주 후 나타나는 두통과 구역감 등 불편감 때문에 음주를 기피하게 되므로 건강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고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음주가 강요되는 우리 사회에서는 음주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이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이들에게 절주가 권고되지만, 알코올 안면홍조가 있는 사람이나 여성, 노인은 더욱 더 절주나 금주가 요구됩니다.

 

  • 김종성 교수의 연구결과는 1 표준잔을 알코올 14g으로 정의하였으나, 본문에서는 보건복지부와 건강증진개발원 기준인 알코올 7g을 1 표준잔으로 정의하였습니다. 따라서 본문에 기재된 적정 음주량은 이에 따라 수정된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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