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제,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글. 강재헌 교수(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1년 내에 식이보충제 복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분율은 41.8%였고, 남자보다 여자가 높았으며, 1~5세, 50세 이상의 연령 군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과 관계없이 섭취자가 가장 많은 식이보충제는 비타민․무기질제(52.9%)였습니다. 비타민제는 개별 비타민 성분으로 된 제품이나 여러 가지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있는 종합비타민제의 형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1. 그렇다면 비타민제는 어떤 경우에 어느 정도 우리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비타민제는 일부 고위험군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은 식사 이외에 비타민 D를 추가로 복용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염증성 장 질환이 있거나 질병으로 인해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 결핍 가능성이 높은 비타민을 비타민제의 형태로 복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모든 임신 여성에게는 아기에게 척추이분증과 같은 신경관결손이 나타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임신 12주까지 엽산을 보충할 것을 권고합니다. 또한 장기간 햇빛을 거의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경우 비타민 D 보충이 권고됩니다. 2001년 노인성안질환연구단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 C, E, 베타카로틴 등을 고용량으로 장기간 복용하였을 때, 노인성망막변성의 발생률을 28%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인이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건강상의 이득이 있을까요?
2018년 토론토의대 젠킨스박사팀이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엽산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와 엽산 및 비타민 B의 뇌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되었습니다. 하지만 종합비타민이나 비타민 C, D 등이 총사망률이나 심혈관질환을 낮춘다는 근거는 찾지 못하였습니다. 반면, 2012년에 하버드대학교 연구진들이 14,641명의 중년 이상 남성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1년간 매일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한 남성들이 그렇지 않은 남성들에 비해 작지만 의미 있는 암 발생 위험 감소를 보였으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3. 비타민제 복용 시 위험성은 없나요?
대부분의 비타민제는 안전하지만 일부 연구에서 비타민제의 과다 섭취가 건강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습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흔히 복용하는 칼슘과 비타민 D를 과다 복용하면 신 결석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비타민 E를 과다 복용하면 뇌출혈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흡연자가 베타카로틴을 과다 복용하면 폐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비타민 B6을 과다 복용하면 신경 손상으로 인해 운동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비타민이 건강에 주는 이득이 연구에 따라 상이한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이유는 최소한의 영양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고, 이러한 믿음 때문에 비타민제를 복용하면 건강해지는 느낌, 즉, ‘위약효과’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을 고루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선, 고기, 채소, 과일, 우유가 어우러진 영양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잘 씹기 어렵다거나 식욕이 크게 떨어진 경우, 또는 사회경제적 이유로 건강균형식을 챙겨 먹기 어려운 경우에는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 할지라도 비타민제가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를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에 비타민제를 복용한다고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등한시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두 가지 이상의 비타민제를 복용하거나, 다른 약을 복용하면서 비타민제를 복용할 때에는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의사와 상의한 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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